[사설] 사전 내정해놓고 공모, 이게 정상인가

[사설] 사전 내정해놓고 공모, 이게 정상인가
  • 입력 : 2022. 07.29(금)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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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6·1 지방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주요 기관장에 '누가 간다'는 등 인사 얘기가 무성하게 나돌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의 내정설이 파다한 것이다. 제주시장은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현직 법조인 K씨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또 서귀포시장은 기초의원 출신 L씨가 오르내렸다. 공모를 거쳐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내정설이 사실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그제 민선8기 첫 정무부지사와 행정시장 후보자를 발표했다. 정무부지사에 김희현 전 제주도의원이 낙점을 받았다. 제주시장은 강병삼 변호사, 서귀포시장은 이종우 전 남제주군의원이 지명됐다. 특히 개방형직위인 행정시장은 시중의 풍문대로 인사가 그대로 이뤄졌다. 제주시장의 경우 내정설이 나돈 인사 외에 응모자가 없어 연장 공모까지 갔다. 결국 추가 응모자는 들러리만 선 셈이 됐다. 공모절차 없이 도지사가 바로 지명하는 정무부지사 역시 소문이 빗나가지 않았다.

오영훈 지사의 첫 인사부터 실망스럽다. 행정시장의 인사를 보면서 개방형직위에 대한 문제를 새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개방형직위 공모에 대해 얼마나 말이 많았는가. '짜여진 각본대로'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니 '무늬만 공모'니 조롱거리가 된지 오래다. 공모 취지를 완전히 무색하게 했기 때문이다. 내정 후 공모하는 것은 다른 응모자를 기만하는 것이요, 대도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 이러면 원희룡 도정과 다를게 뭐가 있는가. 앞으로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장의 공모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선거공신을 위한 '공모잔치'로는 유능한 인재를 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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