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에 거문오름 용암동굴 보전지역까지 무단 훼손

부동산개발에 거문오름 용암동굴 보전지역까지 무단 훼손
제주자치경찰,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선흘곶자왈 무단훼손사건 적발
  • 입력 : 2022. 08.23(화) 10:01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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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일대가 훼손된 모습. 자치경찰 항공사진.

[한라일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제주시 조천읍 소재 천연기념물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선흘 곶자왈 일대가 부동산개발업자 2명에 의해 무단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과 제주지방검찰청은 부동산개발업자 등 2명을 문화재보호법·산지관리법·제주특별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어 훼손에 가담한 중장비기사 2명과 토지 공동매입자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추가 입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제주시 조천읍 소재 거문오름, 벵뒤굴 등과 인접해 있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된 토지를 무단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토지소유주 A씨(남·51)과 부동산개발업자 B(남·56)씨는 지난해 11월쯤부터 올해 1월쯤까지 A씨 소유를 포함한 제주시 조천읍 일대 4필지 토지, 총 면적 18만8423㎡(5만6997평) 중 축구장 10배가 넘는 7만6990㎡(2만3289평)를 대상으로 토지 내 자생하는 팽나무와 서어나무 등 1만28본 가량을 제거한 것으로 수사됐다. 경찰은 지가를 상승시키고 각종 개발행위를 할 목적으로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훼손 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3m 가량의 높고 낮은 지면을 절·성토해 지반을 고르게 평탄화작업을 했으며, 향후 추가개발을 위해 인접도로와 연결되는 길이 27m, 폭 4∼6m 상당의 진입로를 개설하는 등 훼손행위로 인해 총 5억5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훼손 전 대비 훼손 후의 토지 전체 실거래가격은 평 당 2만 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상승했다. 훼손면적만 비교하더라도 5억 8000만 원에 매입했던 토지가 현재는 23억여 원에 거래될 정도로 올라 17억 원 가까이 불법 시세차익이 예상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훼손된 토지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명칭으로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완충구역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444호 거문오름과 제490호 벵뒤굴과 직접 인접해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뛰어나고 문화재보호구역 경계와 500m이내 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에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됐고,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 선흘 곶자왈에 포함돼 있어 제주특별법에 의해서도 중점 관리되는 보전지역이다.

자치경찰은 절·상대보전지역 내에서의 각종 편의시설 건축과 불법 형질변경, 주차장 및 경사로 조성, 공유수면 매립 등의 훼손행위에 대해서도 특별수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현재 7건을 적발해 수사 중이며, 지난해에도 제2공항과 중산간 일대에서 대규모로 산림을 훼손한 5명을 구속하고, 7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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