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대기업의 정식 지점이라 믿었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속이 탑니다." 지난 2월 국내 한 자동차 판매기업의 제주도내 지점을 통해 전기차를 계약한 A씨가 말했다.
A씨의 차량 계약을 맡은 것은 도내 지점 소속 영업직원 B씨였다. 10만원만 내도 되는 계약금이었지만 "전기차를 빨리 받게 해주겠다"는 B씨의 말에 400만원을 미리 내고, "10월 5일 전에 차량이 출고된다"는 얘기에 지난 9월 차량 대금을 모두 납부했다.
B씨가 알려준 입금 계좌는 B씨 개인 명의의 통장이었다. 국내 유명 회사의 지점에서 '부장' 직함을 달고 있는 B씨였기에 크게 오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량 대금을 모두 납부하고도 한 달 넘게 차를 받지 못했다. 그제서야 이상함을 눈치챈 A씨는 본인말고도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피해를 입은 게 한 둘이 아니라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브랜드 이름만 믿고 거래했는데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내 한 자동차 판매점 직원이 자신의 계좌로 차량 대금을 입금 받아 가로챈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25일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어제(지난 24일)야 사건이 배정됐다"며 "차후 고소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 인원과 피해 규모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고소인은 2명으로 확인됐지만, 피해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지점을 둔 본사에서도 조사를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판매 기업인 C사는 지난 18일부터 본사 직원을 해당 지점에 파견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점은 차량 계약 고객들에게 "C사는 영업사원 개인 계좌가 아닌 C사에서 발행하는 고객 전용 입금계좌 혹은 C사(주) 명의 계좌만을 통해 계약금과 차량 대금을 입금 받고 있다"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린 상태다. 이 지점 관계자는 "현재 본사 차원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처럼 차량 구매시 관련 대금을 영업사원 개인 개좌로 입금하라고 안내 받은 경우 재차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국내 또 다른 자동차 판매 기업 D사 측은 "가계약을 할 때나 차량 대금을 현금으로 입금할 때도 고객의 가상계좌로 받고 있다"며 "영업사원 개인 계좌로 입금을 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일단 지점이나 대리점을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