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6일 새벽 비가 내려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오전 중 적잖은 양의 비가 예보돼 있었다. 장맛비의 영향으로 쌓인 빨래를 미루고 출근해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비 예보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제주시 아라동에 거주하는 40대 A 씨는 혼란한 아침 시간을 보냈다. 비 날씨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를 확인해 빨래와 꿉꿉한 실내 건조 등을 미루고 출근했지만 날씨는 금방 뒤집혀 버렸다.
A 씨는 "요 며칠 시시각각 변하는 일기예보에 불편이 많다"며 "여름철 날씨 변화가 심하더라도 기상청 일기예보가 당일 날씨도 정확히 예보하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제주시 도남동에서 만난 20대 B 씨는 맑은 날씨 속에도 우산을 들고 있는 이유에 대해 "오늘(26일) 소나기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챙겨 나놨는데 이렇게 맑은 날씨인걸 보니 소나기는 내리지 않을 것 같다"며 "날씨 예보가 오락가락해 여름철 우산은 외출 필수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그에 대한 예보가 시시각각 변하며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제주지방기상청은 여름 정체전선의 영향과 맞물려 한라산 등 제주의 지리적인 특성을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예보의 종류는 초단기, 단기, 중단기 등 3가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데 현재부터 6시간에 대한 예보인 초단기 예보의 경우 짧게는 1시간 간격으로도 실황이 변할 수 있다"며 "장마철과 함께 날씨의 변동성이 많은 시기라 주민들이 느끼는 예보의 정확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세심한 예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태평양 고기압의 남풍이 유입되며 수증기가 많아지고 기온이 오르는 등 예상치 못한 강수가 급격히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는 등 데이터의 불안전성으로 인한 예보의 어려움도 있다"며 "제주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바람의 방향, 바람이 산을 넘는 방향에 따라 날씨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동네 예보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예측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공식적인 '장마 종료'를 선언했다.
기상청은 "26일을 기해 전국의 기록적인 장마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며 국지성 집중호우 대비는 계속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 장마는 6월 25일 시작돼 7월 25일을 끝으로 종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강수량은 412.6㎜로 전국에서 2번째로 적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은 전북 907.4㎜이며 가장 적은 곳은 강원 383.4㎜로 집계됐다.
올해 장마 기간은 전국 평균 31일로 평년과 비슷했고 강수량은 648.7㎜로 전국 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