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비가 내리는 날은 야간에 교통사고가 다수 발생했으며 곡선도로, 내리막구간 등에서 사고 발생 시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안전공단은 28일 여름철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해 발표하고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5년간 여름철 빗길 교통사고 자료를 살펴보면 사고 발생 시각은 오후 8시에서 10시 사이가 14.1%로 가장 많았으며 사고의 절반 이상인 50.9%가 야간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빗길 교통사고는 전국에서 총 2만6003건 발생해 515명이 사망하고 3만8746명이 부상을 입었다. 제주에서는 같은 기간 총 1441건의 빗길 교통사고로 34명이 목숨을 잃었고 2188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치사율의 경우 빗길 교통사고는 100건당 2.0명으로 집계돼 맑은 날 100건당 1.3명보다 약 1.5배 높은 수준이었고 야간 치사율은 2.3명으로 더 높았다.

특히 빗길 곡선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100건당 4.8명으로 맑은 날 직선도로의 치사율 100건당 1.2명보다 4배 높았고, 빗길 곡선도로 내리막구간의 경우 치사율은 100건당 7.4명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월별 빗길 교통사고는 타 지역이 6월부터 8월에 집중된 것과 달리 제주도는 비를 동반한 태풍이 많이 부는 9월이 15.5%를 차지했다.

제주지역은 9월에만 총 22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359명이 다쳤다. 사고건수뿐만 아니라 인명피해도 9월이 가장 많았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는 빗길 운행 시 최고속도의 20%를 줄여 운행하도록 하고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인 폭우 등 악천후 시에는 최고속도의 50%를 줄여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빗길 운행 시 물 튀김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경우 승용·승합차 등은 2만원, 이륜차 등은 1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빗길 교통안전을 위해서는 출발 전 와이퍼, 전조등, 브레이크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곡선도로 주행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며 급제동·급회전 등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저지대나 침수 위험이 있는 도로는 우회해야 한다.

이민정 도로교통공단 제주지역본부장은 "빗속 운전은 시야가 좁아지고 가시거리도 짧아져 평상시 대비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반드시 20~50% 감속 운행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특히 초행길이 대부분인 관광객들은 렌터카 운전 시 빗길 야간운전은 자제하고, 전 좌석에서 안전띠를 반드시 착용하며 서행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