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가 졸속이라니

[사설] ‘도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가 졸속이라니
  • 입력 : 2023. 11.03(금)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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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도정이 스스로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올 9월 실시한 '제주도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가 졸속으로 진행된 정황 때문이다.

1일 제주도가 공개한 '2023년 제주도정에 대한 도민 인식조사 결과 보고서'는 일부 문항의 질문이 편향돼 실질적인 정책 활용 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식조사와 관련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문항은 특별자치도의 위상에 걸맞게,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고 도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현재의 행정체제를 도민공론화 및 주민투표를 통해 '제주형 행정체제'로 새롭게 개편하려는 것에 대한 것이다. 상장기업 육성 등에 대한 질문은 제주의 경제발전을 위해 청정바이오·스마트관광산업·그린에너지산업 등 도내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집중 육성해 상장 기반을 조성하고, 스마트그린산업단지에 성장유망기업을 유치해 상장기업 20개를 육성 및 유치하려는 것에 대한 의견이다. 두 문항 모두 긍정답변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인식할 수 있다. 쟁점이 없다 보니 답변결과도 예상대로 80% 이상이 긍정적이었다.

도정 및 주요현안에 대한 여론 파악과 정책 추진의 기본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했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가당치도 않은 해명이다. 반드시 전면 수정이 뒤따라야 한다.

앞서 제주도는 '곶자왈 보전 관련 도민 및 방문객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가 관련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심사 중인데도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자초했다.

신뢰도를 쌓는 건 쉽지 않지만 무너뜨리는 건 한순간이다. 자중하고, 똑바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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