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맞은 개 '천지' 새 가족 찾아 미국으로 떠난다

화살 맞은 개 '천지' 새 가족 찾아 미국으로 떠난다
트라우마 치료 완료..29일 오후 뉴욕 30대 여성에게 입양
  • 입력 : 2023. 11.29(수) 13:30  수정 : 2023. 11. 30(목) 15:11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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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진 천지. 혼디도랑 제공

[한라일보] 지난해 8월 지역사회의 큰 공분을 산 화살 맞은 개 사건의 피해견인 '천지'가 새 가족을 찾아 지구 반대편으로 떠난다.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은 천지가 이날 오후 1시40분 제주에서 김포로 이동해, 오후 8시45분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KE081편을 타고 미국 뉴욕으로 향한다고 29일 밝혔다.

천지의 새로운 가족은 30대 미국인 여성으로, 과거에도 유기견을 키웠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디도랑에 따르면 천지 입양을 희망하는 자는 2명이었으나, 천지의 나이 및 건강상태에 따라 가정 내에서 지속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지를 우선순위로 고려해 최종 입양지가 결정됐다.

천지는 지난해 8월 26일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 도로에서 화살이 몸통에 박힌 채로 길거리를 떠돌다 발견됐다.

구조 당시 천지는 사람을 무서워하고 저항할 기력조차 남지 않은 마른 상태였다.

경찰은 약 7개월 간 인력 480여 명을 동원해 지난 4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천지가 발견되기 전날 오후 7시~9시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자신의 비닐하우스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천지를 향해 길이 70㎝의 화살을 쏴 옆구리에 관통상을 입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닭과 채소 등을 키우는 농민으로 몇 년 전부터 주변 개들이 닭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이유로 개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으며 범행 당일 천지를 보고 무심결에 화살을 쐈다고 진술했다.

천지는 화살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경기도 화성시의 애견훈련소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받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렸다.

김은숙 혼디도랑 대표는 "천지의 트라우마는 거의 치료가 완료된 상태이다"라며 "이달 초 입양 가족이 결정된 이후 보호자와 지속적으로 영상통화를 진행하면서 서로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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