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 폭설 동반한 강추위에 출근길 '난리통'

[현장] 제주 폭설 동반한 강추위에 출근길 '난리통'
제주시내 곳곳 버스정류장마다 출근하는 시민들로 가득
도로 결빙으로 차량 거북이 운행.. 버스 미끄러짐 사고도
  • 입력 : 2023. 12.21(목) 16:22  수정 : 2023. 12. 25(월) 16:23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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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주시 아라동 중앙로에 많은 출근 차량들이 빙판길에 서행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지금 버스 기다린지 20분째예요. 앞서 왔던 버스는 사람들로 가득차서 2~3명 태우더니 더는 못탄다고하고 가더라고요."

제주에 강추위와 함께 많은 눈이 내린 21일 오전. 출퇴근과 등하굣길 대란이 일어나며 만차 운행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속출했다.

21일 오전 제주시 이도2동~아라동 일대. 기상악화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버스정류장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도민들로 가득찼다. 이에 일부 버스 기사들은 '만차'표시를 내걸면서 운행했고, 버스에 올라타려는 승객들을 향해 탑승이 안된다며 손을 내저었다.

가까스로 버스를 타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거북이 운행으로 예정된 배차시간을 훨씬 넘으며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연신 시계를 확인하며 발을 동동 거렸다.

제주시 오라 1동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A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일부러 일찍 집에서 나왔는데 버스마다 사람들로 가득차 탈 수가 없다"면서 "앞서 버스도 승객 2~3명을 태우더니 다음 버스를 이용하라며 문을 닫고 출발했다. 점점 출근시간이 다가오는데 초초하다"고 말했다.

516노선 버스를 이용한 30대 B씨는 "516도로가 통제되면서 버스가 우회해서 번영로로 왔다"면서 "정류장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기사가 버스 안 승객들을 향해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소리치다가 이내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못탄다며 손을 내저었다"고 전했다.

이날 출근길 시간대 시내권 도로도 빙판길이 되면서 접촉사고도 잇따랐다.

제주시 노형동 50대 C씨는 "고등학생 아들을 학교로 데려다주려고 차를 끌고 나왔는데 바로 후회했다"며 "시속 10㎞ 남짓한 거북이 속도로 차를 몰았지만 차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곳곳에서 접촉사고가 난 운전자들이 차 밖으로 나와 차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 D씨는 "버스를 타려했지만 여의치 않아 택시를 타려 콜택시를 불렀지만 감감무소식이어서 도로변으로 나왔는데 역시나 택시 잡기도 매우 힘들었다"며 "오랜만의 고행의 출근길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버스 미끄러짐 사고로 인한 불편의 목소리도 나왔다.

제주시 연동과 아라동을 잇는 아연로에서는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영향으로 이날 오전 8시20분쯤 시내버스 1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도로를 막으면서 한 시간 넘게 교통혼잡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출근길 직장인과 학생들이 한 시간 가까이 버스 안에서 대기해야 했다. 더욱이 버스정보안내시스템에 해당 버스의 운행 정지를 고지하지 않아 단순히 지연되는 줄로만 알았던 시민들은 추운 날씨 속에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특정 노선을 대상으로만 운행 지연 고지를 할 수 없어, '폭설로 인해 전체적인 버스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가 난 버스 1대의 월동장구 장착 여부를 두고 해당 업체와 목격자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보였다. 제주도는 업체로부터 "월동장구를 장착했음에도 도로가 미끄러워 사고가 났다"라고 보고를 받았지만, 목격자들은 "버스가 미끄러지자 그때서야 기사가 내려 월동장구를 장착했다"고 말했다. 만약, 월동장구를 미착용한 채 운행하다 사고가 날 경우 제주도는 해당 업체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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