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치워도 계속 쌓여" 제주 겨울철 해양쓰레기 '몸살'

[현장] "치워도 계속 쌓여" 제주 겨울철 해양쓰레기 '몸살'
읍면으로 갈수록 쓰레기 집하장 방불
겨울철 북서풍 영향.. 중국 발 대부분
  • 입력 : 2024. 01.11(목) 17:55  수정 : 2024. 01. 14(일) 16:49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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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경면 고산1리 한장동 해안으로 떠밀려온 쓰레기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겨울철을 맞아 북서풍의 영향으로 제주해안에 떠밀려온 각 종 쓰레기들이 치워도 계속 쌓이면서 조속한 수거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1일 제주시 이호동부터 한경면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살펴본 결과, 플라스틱, 폐어구 등 각 종 쓰레기들이 긴 띠를 이루고 널려있었다.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플라스틱들은 파도와 함께 갯바위로 떠밀려오면서 큰 소리를 내기도 했으며, 그물 부표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스티로폼들은 바위틈에서 작은 알갱이로 부서져있어 미세플라스틱 발생이 우려되기도 했다. 쓰레기 중 대부분은 플라스틱이었고, 10개 중 9개꼴로는 중국어 라벨이 붙어있는 중국발 쓰레기였다.

관광객들이 많은 이호테우해수욕장이나 금능해수욕장 등은 수거된 쓰레기들이 마대에 담겨 쌓여있었지만 일부는 남아있었고, 읍면지역으로 갈수록 방치된 쓰레기들이 다수 발견됐다. 특히 제주시 한경면 고산1리 한장동은 쓰레기들로 해안가 대부분이 덮이는 등 상황이 매우 심각했다.

제주시 애월읍 가문동포구 주변은 관광객들이 음식 등을 먹고 버린 듯한 생활쓰레기와 파도에 떠밀려온 해양쓰레기들이 섞여 있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 제주시지역을 벗어나 서귀포시지역에 진입하자 해양쓰레기는 눈에 띄게 적게 발견됐다.

제주는 겨울철이면 부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해양쓰레기들이 매년 유입되고 있다. 특히 제주시 동쪽과 서귀포시보다는 제주시 서쪽이 쓰레기 유입이 많은 편이다. 실제로 한경면을 벗어나 서귀포시에 진입하자마자 해양쓰레기는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는 지난해 기준 해양쓰레기만 7278.5t이 발생했다. 도는 바다환경지킴이를 고용해 해양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 기간은 3월~10월로 겨울철인 11월~2월에는 예산 등의 문제로 각 읍면동에서 일시사역 인부를 투입하면서 해양쓰레기 수거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좀 더 확보돼 바다환경지킴이를 작년보다 37명이나 늘어난 273명을 고용할 계획이다"면서 "채용이 완료되는 데로 빠른 시일 안에 쓰레기를 수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 해안가의 보호를 위해 일반 봉사단체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날 제주시 한경면 해안도로에서는 환경보전 단체인 플로빙 코리아 회원 10여명이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활동에 참여한 전장원 씨는 "원래는 수중에서 활동하지만, 오늘은 지상 쓰레기가 너무 많아 수중 대신 지상에서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다"면서 "겨울철에는 서쪽지역에 쓰레기가 특히 많아 서쪽을 중심으로 주1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제주시 한경해안도로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 중인 플로빙 코리아의 자원봉사자들. 강희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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