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대학병원 의료진의 주축인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도 집단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주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오는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수술을 집도하는 교수 의료진마저 의료 현장에서 떠나면 제주지역 응급·중증 의료체계는 사실상 붕괴된다.
제주대학교를 포함한 전국 19개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응해 공동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대교수 비대위)를 결성하고 오는 15일까지 각 의대 교수들의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곧 닥칠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유급·휴학은 현재 가장 시급한 비상사태"라며 "이를 막기 위해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를 조직하고 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의대교수 비대위는 오는 15일까지 교수들의 의사를 물어 집단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한다. 또 이날 시국선언 형태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제주대 의대 교수는 도내 유일 국립대학병원인 제주대병원의 핵심 의료진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283명 중 165명이 교수급이고 108명은 전공의 신분, 나머지는 전임의 신분이다. 또 교수급 의료진 165명 중 153명은 제주대 의대 소속이다. 153명 중 대학 총장 또는 교육부으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아 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는 130명으로 알려졌다.
이미 전공의 108명 중 101명이 이탈한 상황에서 그동안 병원 지킨 제주대 의대 교수들마저 빠지면 병원은 사실상 운영할 수 없게 된다. 교수급 의료진은 수술을 집도하고, 입원·외래 환자 뿐만 아니라 응급·중증 진료 업무를 담당하는 의료 체계의 핵심이다.
정부는 의대 교수마저 병원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자 현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교수들마저 사직한다면 이미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가 돌아올 길이 없어질 뿐 아니라, 동료의 비난 속에서도 의사로서, 의대생으로서 본분을 다하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된다"며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있다면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미 전공의 집단 행동이 시작되기 직전 진료유지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도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진료유지명령이 발동된 상태에서도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면 의료 현장 복귀를 강제하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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