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 매단 돌고래 또 위험신호… 구조 방안 고심

폐어구 매단 돌고래 또 위험신호… 구조 방안 고심
지난 6일 2차 정형행동 전문가들 "1차 때보다 더 심각"
그동안 시도 않던 포획 후 선상서 어구 제거 목소리도
  • 입력 : 2024. 04.07(일) 18:28  수정 : 2024. 04. 08(월) 16:4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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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관찰된 종달이. 폐어구에 몸이 걸려 수개월째 신음 속에 살아가는 종달이는 이날 홀로 바다를 떠다니며 수면 위에서 1~3분간 가만히 머무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 제공

[한라일보] 버려진 어구에 몸이 감겨 신음 속에 살아가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종달이)가 예전보다 더 심각한 정형행동(이상행동)을 보여 포획 후 폐어구를 제거해야 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포획 과정에서 쇼크사 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어 구조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과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8시 15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종달이가 또다시 정형행동을 했다.

오 감독이 찍은 영상을 보면 종달이는 이날 잠수를 하지 못하고 홀로 바다를 떠다니며 수면 위에서 1~3분간 가만히 머무는 정형행동을 반복했다. 종달이는 잠수나 유영도 하지 않은채 이런 행동을 수차례 했으며 꼬리 쪽에는 여전히 낚시줄로 추정되는 폐어구가 감겨 있었다. 정형행동은 동물들이 목적 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말한다. 동물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런 행동을 보인다.

종달이는 지난해 11월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상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종달이 입과 지느러미, 꼬리 쪽 등에 폐어구가 걸려 있었다.

폐어구에 몸이 걸려 살아가던 종달이는 올해 1월21일 첫 정형행동을 보였다. 당시 종달이는 한자리를 빙글빙글 맴돌며 유영했다.

오 감독은 "(한자리를 맴돌던 첫 정형행동때보다) 움직임이 크게 둔해진 상태"라며 "예전에는 종달이가 같은 돌고래 무리를 발견하면 금방 뒤쫓아가 합류했는데 지금은 쫓아가려해도 체력적 한계로 포기한다. 행동 반경도 많이 줄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가칭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이하 구조단) 올해 1월 29일 배를 타고 종달이에게 접근해 구조용 갈고리로 몸에 감긴 어구 일부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꼬리 쪽을 칭칭 휘감고 있는 나머지 어구는 제거되지 못해 종달이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오 감독과 김 교수는 이제는 종달이를 포획해 어구를 제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될때라고 했다.

김 교수는 "종달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지 때문에 구조를 서둘러야 한다"며 "포획 후 선상에서 어구를 제거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감독도 "더 이상의 기회가 없다는 생각으로 신속히 구조 나서야 한다"며 "포획 방안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구조단에 참여하고 있는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포획 방안도 이미 대안으로 수립해 놓았지만 현재로선 그 누구도 이 방안이 옳고, 저 방안이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도 "그물로 포획하려면 배 여러 척을 동원해 돌고래를 수심이 얕은 바다로 몰아야 하는데 건강상태가 안좋은 야생 돌고래는 이 과정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해외에서는 쇼크사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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