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센터 "발파 없어도 공중음파 발생… 원인 다양"

지진센터 "발파 없어도 공중음파 발생… 원인 다양"
"시시각각 변하는 기류 탓에 진원지 특정할 수 없어"
"전투기 음속 비행·유성 대기권 통과시에도 발생"
  • 입력 : 2024. 05.02(목) 17:04  수정 : 2024. 05. 05(일) 16:22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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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전읍 제주돌문화공원에 설치된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지진연구센터의 공중음파 관측장비.

[한라일보] 최근 제주 동부지역에서 잇따른 건물 흔들림 신고의 원인으로 '공중음파'가 지목됐지만, 공중음파 발생 진원지와 원인이 특정되지 않아 여러가지 추측만 오가고 있다.

2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지진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동부지역 건물 흔들림 신고를 처음 접수한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17분부터 2분 간 3차례에 걸쳐 공중음파 신호가 감지됐다.

공중음파는 화산 폭발, 공사 중 발파, 핵실험과 같은 대규모 폭발 때 대기 중 압력 변화로 발생하는 20㎐(헤르츠) 이하의 초저주파를 말한다. 사람은 이런 초저주파를 들을 수 없지만, 지진계나 공중음파 관측 장비 등으로는 감지되며 때때로 진동을 동반하기 때문에 창문 등이 흔들리거나 사람이 직접 파동을 느끼기도 한다.

지진연구센터는 관측 장비가 있는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에서 북쪽 방향인 제주시 우도면 대기 상에서 공중음파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진원지로는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진연구센터 관계자는 "정확히는 우도면 대기 상에서 공중음파를 처음 감지했다는 게 옳은 해석인 것 같다"며 "공중음파가 다른 곳에서 발생한 뒤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 기류를 타고 가다가 해당 구역에 도달해서야 감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공중음파 관측 장비가 여러 개라면 각 장비별 감지된 신호에 보정 값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원지를 특정할 가능성이 생기지만, 제주에는 관측 장비가 1대 뿐이라 이마저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공중음파 발생 이유가 워낙 다양하다는 점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또다른 지진연구센터 관계자는 "굳이 발파 등 대규모 폭발이 없더라도 전투기가 초음속으로 날아갈 때 공기 저항으로 생기는 '소닉붐' 현상 때나, 유성이 대기를 통과하는 순간, 천둥이 치는 순간, 풍력발전기 터빈이 돌아가는 순간에도 공중음파가 감지된다"며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당시 지진이 발생하거나 지층이 흔들린 적은 없었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대기 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성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17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서 '건물이 흔들린다'는 첫 신고를 시작으로 동부지역에서 비슷한 신고 13건이 들어왔다. 당시 지진이 발생하거나 공사 현장 등에서 발파 작업이 없었는데도, 이런 신고가 잇따르자 제주도 등이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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