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최고층 건물인 드림타워 리조트(이하 드림타워)에서 불이 났을 당시 119로 화재 사실을 자동으로 신고하는 장비의 일부 기능을 차단해 소방관 출동을 지연 시킨 혐의로 드림타워 관계자 등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는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로 드림타워 관계자 A씨와 시설관리 위탁업체 현장소장 B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화재예방법 위반 혐의로 소방안전관리자 C씨를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6시55분 드림타워 6층 여자 건식사우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자동화재 탐지 설비 중 경보음 울림 장치(경종)의 기능을 꺼놔 소방관 출동을 지연시킨 혐의를 받는다.
자동화재 탐지 설비는 화재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열 또는 연기를 감지해 발화 장소를 건물 관계자에게 알리는 동시에 경종을 울리는 설비를 말한다. 경종이 울리면 그다음 단계로 '자동화재 속보설비'가 이 소리를 포착해 119상황실로 화재 사실을 자동으로 신고한다.
그러나 드림타워 화재 당시에는 이 경종 기능이 꺼져 있었던 탓에 119 자동 신고도 이뤄지지 않았다. 화재 신고는 불이 난 지 17분만인 오후 7시12분쯤 드림타워 직원에 의해 이뤄졌다.
소방시설법에 따라 '소방시설 기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다만 예외적으로 '점검·정비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 소방시설을 폐쇄·차단 할 수 있다
드림타워 측은 조사 과정에서 소방시설 점검을 이유로 경종이 울리지 않게 조치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방본부는 점검을 위해 경종 기능을 일정 기간 정지했더라도 불이 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조치해야 했다며 처벌 예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드림타워 측은 자동화재 탐지 설비로 최초 화재를 인지한 지 17분이 지난 시점에 119에 뒤늦게 신고를 하면서 이 무렵 꺼져있던 경종 기능도 되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불이 나면 소방관들이 빨리 출동할 수 있게 경종 장치부터 우선적으로 가동했어야 했는데 (가동 재개 시점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신고가 늦어지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고 지연에 따른 책임을 위탁업체 뿐만 아니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드림타워 측에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드림타워 6층 여성 건식사우나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우나 내부 9.91㎡가 불에 타고 14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받았다. 카지노와 숙박·쇼핑 시설 등이 갖춰진 드림타워는 지하 6층, 지상 38층, 높이 169m로 제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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