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공격" 2.8m 포악상어 제주해녀 조업바다까지…

"사람도 공격" 2.8m 포악상어 제주해녀 조업바다까지…
지난 6월 최대 3m 자라는 무태상어 잇따라 발견
어촌계 "작년부터 출현 빈도 눈에 띄게 늘어 불안"
기후 변화·천적 남방큰돌고래 활동 반경 등 영향
  • 입력 : 2024. 07.29(월) 18:07  수정 : 2024. 07. 31(수) 17:52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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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하효항 앞바다서 발견된 사람을 공격하는 포악상어 종류 중 하나인 무태상어,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한라일보] 사람을 공격하는 '포악상어'가 제주 해녀들이 조업을 하는 연안에서도 잇따라 발견돼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3일 낮 12시쯤 서귀포시 하효동 하효항 남동쪽 3㎞해상에서 무태상어가 낚시어선에 의해 포획됐다. 이어 닷새 뒤인 6월8일 낮 12시쯤에도 비슷한 지점에서 무태상어가 포획됐다. 포획된 무태상어는 각각 길이 2.2m와 2.8m로 다 자란 성체로 추정됐다.

해경은 불법 포획 흔적이 없는 등 무태상어가 다른 물고기와 함께 섞여 잡힌 것으로 보고 조사를 종결했다. 무태상어는 현재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로 보내져 조만간 부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주로 온대·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무태상어는 최대 3m까지 자라며 백상아리, 뱀상어 등과 함께 사람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포악 상어 중 하나다.

포악상어 중 제주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종이 무태상어로 과거에는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기후 변화와 상어와 경쟁 관계에 있는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축소로 연안에서도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병엽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는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먹이 생물들이 연안 쪽으로 이동하다보니 상어들도 자연스레 먹이를 따라 서식지를 옮기고 있다"며 "또 과거에는 남방큰돌고래가 무리를 지어 제주바다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상어의 접근을 막는 일종의 보호막을 역할을 했는데, 해상풍력발전 등의 영향으로 돌고래 서식지가 편중되다보니 그 빈자리를 노리고 상어들이 연안까지 올라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포악상어 출현이 잦아지면서 해녀 등 잠수 어업인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무태상어가 잇따라 출몰한 하효동 앞바다는 황금어장으로 꼽히는 지귀도와 불과 500m 떨어진 곳으로 톳 등 해조류와 해산물이 풍부해 위미 어촌계 소속 해녀들까지 배를 타고 나가 조업하는 곳이라고 한다.

하효 어촌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하효항 앞바다에서 무태상어 출몰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상어가 나타나면 조업을 중단하고 있지만 출몰이 잦아지다보니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포악상어가 연안에서 잇따라 발견되자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도내 103개 어촌계 중 하효, 하모, 법환 어촌계 소속 어장관리선에 상어 퇴치 목적의 전기충격기를 설치해 가동하는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어장관리선은 조업하는 해녀들을 따라다니며 혹시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선박을 일컫는다.

해경도 상어 공격에 대비해 물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대원들에게 퇴치기 밴드를 보급하고 있다. 손목에 착용하는 상어퇴치기 밴드는 상어가 싫어하는 전자파를 일으켜 접근을 막는다.

김 교수는 "포악상어는 사람에게 공포심을 줘 물 속에서 만나면 그 자체만으로도 쇼크사를 야기할 수 있다"며 "포악상어를 만났을 때 당황한 나머지 물장구를 심하게 치면, 자극을 줘 위험할 수 있으니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물 밖으로 피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주에선 지난 2019년 7월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 상어가 나타나 2시간 동안 물놀이가 금지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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