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한라일보] 계속된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야외에서 이뤄지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5일 제주지역 노인단체 등에 따르면 제주시는 각 읍면동 주민센터와 관내 노인일자리사업 위탁 운영기관에 지난 2일 공문을 보내 노인일자리 유형 중 공익형 사업의 야외 근로를 이날부터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은 ▷공익형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등으로 나뉘며, 이중 공익형 참여 근로자의 연령대가 가장 높다. 공익형에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나머지 두 유형엔 만 60세 이상 성인 남녀가 각각 참여할 수 있다.
시는 폭염이 지속되자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 야외에서 이뤄지는 공익형 사업을 오는 9일까지 일주일 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하고, 나머지 유형은 각 위탁기관 판단에 따라 근로 시간을 단축·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제주시 관내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약 9000여명이다.
현재 운영이 중단된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교통지도를 하는 '손심엉글라', 공공시설에서 주차 관리와 환경 정리 업무를 하는 '한울안한일터', 우유팩, 쌀포대 등 폐자원을 관리하는 '지구팩사냥꾼', 버스정류장에서 노선을 안내하고 환경을 정비하는 '정류장환경지킴이', 해안가와 하천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하는 '환경수호대' 등이 있다.
여러 유형 중 공익형 야외 근로가 전면 중단된 이유는 참여자 연령대가 가장 높아 폭염에 더 취약하고, 하루 근무 시간이 비교적 짧아 1주일 간 일을 못한다해도 남은 기간에 모자란 시간을 채울 수 있어 임금 감소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공익형은 한달 기준 근무 시간이 하루 3시간씩, 총 10일로 정해져 있으며 사회서비스형은 주 15시간씩, 월 60시간을 채우는 조건이다. 시장형은 근로자와 사업장이 서로 협의해 근로 시간을 정하는 등 사실상 직장 개념이다. 다만 시는 폭염 상황에 따라 공익형 야외 근로 사업의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위탁기관에선 중단 대상이 아닌데도 노인들 안전을 고려해 한달 간 야외 근로를 멈춘 경우도 있었다.
제주시니어클럽은 사회서비스형 중 하나인 LP가스 안전 점검 근로 사업을 지난 1일부터 중단했다. 제주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예상보다 폭염이 심해 주로 야외에서 근로가 이뤄지는 LP가스 안전 점검을 이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며 "근로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지역에선 폭염 여파로 일부 노인일자리 사업이 전면 중단됐지만 서귀포시 지역에선 근무 시간 조정 권고만 내려졌을 뿐 중단된 사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 관내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5000명 수준이다.
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지침으로서 노인일자리 사업 폭염 대책을 강제한 것이 아니라 각 지자체가 상황에 맞게 사업을 중단하거나 근무 시간을 단축·조정하라고 권고했다"며 "각 지자체의 재량권을 인정하다보니 제주시와 서귀포시별로 운영 방침이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산간을 제외한 제주 북부, 남부 등 도내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이날 현재까지 총 6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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