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가 타 지역에 비해 이상기후 현상을 나타내는 기후위험지수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상고온, 해수면 높이 상승 등 이상기후 현상이 도내 산업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거에 비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9일 이슈노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기후위험지수(CRI)를 16개 시도별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고온, 이상저온, 강수량, 가뭄, 해수면 높이 등 5가지 요인을 구성해 최근기간(2001~2023년) 기후위험지수를 추정하고, 이 지수를 기준기간(1980~2000년)과 비교했다. 그 결과 전국의 평균 CRI는 기준기간 0에서 최근기간 1.73으로 커져 이상기후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상기후 현상은 제주와 강원이 타 지역에 비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평균 CRI를 보면 강원이 2.59로 가장 컸고, 제주가 2.32로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전국 평균(1.73)을 크게 상회했다. 이어 충북(2.14), 광주(2.10), 인천(1.97) 등 순이다.
CRI 구성요인별로 보면 제주는 이상고온과 강수량, 해수면 높이 등에서 지수 상승이 뚜렷했다. 특히 해수면 높이(0.99)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1985~2023년 동안 제주는 해수면 높이(19㎝)가 타 지역 평균(11㎝)보다 8㎝ 더 높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의 이상고온 CRI(0.85)는 강원(1.17)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전국적으로는 이상고온은 강원·충북·제주에서, 강수량 증가는 경남·전남·부산·제주 등 남부해양지방을 중심으로, 가뭄 심화는 전북·충북·강원 등 중부권에서 뚜렷했다. 해수면 높이 상승은 제주·부산·강원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과거에 견줘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준기간에는 이상기후가 산업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기간에는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생산 증가율을 1년 뒤 약 0.6%p 정도 하락시켰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최대 1.1%p 하락)과 건설업(최대 0.4% 하락)에 영향이 컸다. 또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물가상승 지속성이 과거에 비해 더 길어진데다,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 물가 상승분의 약 10% 정도는 이상기후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의 빈도·강도가 높아지면서 과거 대비 지역별 편차도 최근들어 확대되고 있다"며 "이상기후가 타 지역에 비해 심했던 제주와 강원의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지속성이 과거 대비 커지는 것이 관찰됐다. 제주 역시 전국과 유사하게 과거에는 이상기후가 산업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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