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숲 100년간 절반 사라졌다

한라산 구상나무숲 100년간 절반 사라졌다
1900년대 완만한 감소세… 기후변화 영향 시작
2000년대 기온 상승·태풍·가뭄 악기상 큰 영향
성판악·영실등반로 일대 등 심화… 진달래밭도
  • 입력 : 2024. 09.18(수) 10:14  수정 : 2024. 09. 18(수) 10:23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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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한라산 구상나무가 지난 100년간 절반가량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지난 100여 년간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분포 변화를 조사한 결과, 1918년 1168.4㏊에서 2021년 606㏊로 48.1%(56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의 고지도와 항공사진을 분석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변화를 추적했다. 1910년대에 제작된 조선임야분포도를 비롯해 한라산 지역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1948년부터 1979년까지의 항공사진, 2006년과 2015년의 정사영상 등을 연구조사에 활용했다.

조사 결과, 구상나무 숲의 감소는 지역별로 편차를 보였다. 성판악 등산로 중심의 동사면이 502.2㏊(연평균 감소율 0.58%)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영실 일대(서사면)와 큰두레왓 일대(북사면)도 각각 58.0㏊, 40.7㏊ 줄었다. 반면 방애오름 일대(남사면)는 38.5㏊ 증가했다.

특히, 1918년 이후 현재까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상대적으로 가장 넓은 면적으로 차지하는 진달래밭 일대에서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가장 큰 면적변화가 발생했다. 이와는 달리 영실 일대에서는 2015년 이후 연평균 감소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는 식생천이 등 자연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목재 이용, 가축을 키우기 위한 상산방목지 활용 등 인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900년대에는 연평균 0.24~0.50%의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이 시기부터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적 요인이 구상나무의 생장쇠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구상나무 숲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됐다. 기온상승, 태풍, 가뭄 등 기상 현장이 구상나무 숲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6년 이후에는 연평균 감소율이 1.37~1.99%로 급증해 구상나무 숲의 쇠퇴가 더욱 심각해졌다. 제주지역의 온도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기후변화의 압력이 한라산의 아고산 침엽수림의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와 지역적 변화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보전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2017년부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구상나무 데이터베이스 구축, 구과결실 주기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구상나무 증식을 통한 복원기술 개발, 식생·환경 모니터링, 자생지 병해충 연구 등 보전을 위한 연구과 함께 구상나무 관련 교육 확대, 캐릭터 활용 기념품 개발·판매 등 대중적 인식 제고를 위한 활용방안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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