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10월 말까지 제주 분포 숨골 탐방 진행지난 24일 동광초등학교 대상 올해 첫 현장 학습한동·온평리서 숨골 형성과 지하수 중요성 확인
[한라일보] 한라일보는 이달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제주 지하수 함양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숨골의 중요성과 지하수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2024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 탐방'을 실시한다.
숨골은 빗물 등 지표수를 지하로 유입시켜 지하수를 함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염된 빗물 등이 지하수로 유입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숨골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해 오염된 물이 땅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한라일보는 숨골 보전의 일환으로 제주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과 공동으로 '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지난 24일 올해 첫 숨골 탐방에 나선 동광초등학교 6학년 5반 학생 25명은 학생들은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의 인공 숨골과 성산 온평리의 자연 숨골을 방문해 숨골의 가치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동리 도랑형 숨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4일, 제주시 동광초등학교 6학년 5반 학생 25명이 올해 첫 숨골 탐방에 나섰다. 학생들은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의 인공 숨골과 성산 온평리의 자연 숨골을 방문해 숨골의 가치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시 구좌읍 지역은 제주에서 가장 많은 숨골 분포 지역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절대·상대 보전 지역에 있는 303개 숨골 중 77개 숨골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이곳이 제주도에서 가장 대표적인 빌레용암 지대(용암이 평평하게 굳어진 지형)이기 때문이다. 구좌읍 지역은 지표면이 평평하고 넓게 펼쳐지는 파호이호이 용암류가 지표면을 덮고 있는데 빌레용암 지대가 함몰되면서 숨골이 형성된 것. 파호이호이 용암류는 화산 폭발 당시 흘러나온 용암의 굳은 표면이 깨져서 만들어지는 클링커층이 시루떡처럼 얇게 형성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날 숨골 탐방은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의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으로 진행됐다.
탐방 후에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생산공장을 견학했다.
강 소장은 한동리의 송이로 이루어진 토양 특성을 설명하며 숨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강 소장은 "여러분이 지금 밟고 있는 이 빨간색 자갈 같은 토양은 마그마가 터져 나왔던 흔적이다. 마그마가 분출될 때 용암과 함께 화산재 가루가 나오는데, 제주도에서는 이를 '송이'라고 부른다. 이 송이는 화산 폭발 당시 오름에서 나왔고, 저기 보이는 둔지봉도 이 송이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온평리 숨골
이어 "육지의 토양은 20~30m 정도 쌓여 있는 반면, 제주도는 1~2m만 파면 바로 현무암이 나온다. 그래서 제주도의 토양은 비교적 얕다. 비가 오면 이 토양은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하고, 그 물은 땅속 암반의 틈이나 동굴을 통해 아래로 흘러간다. 우리가 오늘 공부하는 숨골이 바로 그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소장은 "제주도 어르신들은 숨골을 '숨굴'이라고 불렀다. 왜 숨굴이라고 불렀을까? 이 구멍이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공기가 들락날락했기 때문이다. 암반의 틈을 통해 빗물이 지하로 내려가면 그 아래에는 용암 동굴이나 송이로 이루어진 '클링커층' 같은 공간이 있다. 지하수는 이렇게 땅속에서 해안선으로 이동하며 용천수가 되어 바깥으로 나온다. 제주도의 강은 육지처럼 지표가 아니라 지하에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이어 온평리 숨골을 찾았다. 이곳 숨골은 한라일보 숨골취재팀이 2022년 6월 방문 당시 입구 크기가 80cm도 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1.5m 이상 넓어졌고 성인도 빠질 정도로 깊어져 있었다. 학생들은 숨골에 직접 들어가 내부를 확인하는 체험도 했다.
강순석 소장은 이곳에서 동굴의 형성과정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약 1m 정도 쌓인 토양 아래에 현무암이 평평하게 깔려 있는데 이 현무암이 깨져 있다. 밑에 동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 근처에 있는 혼인지에 가면 신방굴이 있는데 옛날 선조들이 신방을 차렸던 지하 동굴이다.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제일 안전한 주거지가 동굴이었다. 옛날에 집이 없었을 시절에는 다 동굴 속에 살았다"고 했다.
이어 강 소장은 용암 동굴의 형성과정에 대해 덧붙였다. "오름에서 용암이 흘러나오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 위쪽은 굳어지면서 평평해지고, 아래쪽은 계속 흘러가면서 터널 같은 공간이 생긴다. 나중에 이 공간이 동굴이 되는데, 이렇게 비어 있는 동굴 속으로 물이 스며들게 된다. 이곳 숨골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이 숨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3시간에 걸친 숨골 탐방을 마친 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생산공장을 견학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지하수의 소중함과 삼다수의 우수성을 배웠다.
김지운 학생은 "숨골에 대해 배우게 되어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미정 담임 선생님은 "숨골의 기능과 숨골과 곶자왈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고. 지하수의 생성과 삼다수공장에서의 물 제조과정에 대해 알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를 확대하여 숨골의 기능과 중요성을 널리 알려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숨골이란
제주지하수연구센터에 따르면 숨골은 현무암에 발달하는 주상절리, 용암 표면이 함몰되어 하부로 연결된 부분 또는 두 용암단위 사이에 발달하는 간극 또는 클링커로 된 부분이 지표에 노출되어 있는 곳은 지표수가 지하로 스며 들어가는 좋은 통로가 된다. 이러한 구조는 용암이 분포하는 지대에 광역적으로 분포하여 어느 지점을 한정지어 낙수혈(落水穴, sinkhole)이라고 명시하기는 곤란하다.
제주도 용암(주로 현무암) 지대에서 낙수혈로서 큰 역할을 하는 다른 하나의 구조는 용암동굴이 함몰한 곳으로, 제주도에서는 이러한 지점을 특히 '숨골'이라 부르고 있다. 따라서 숨골이란 확실한 정의를 내리기는 곤란하나 '지표수가 다량 지하로 유입되는 곳'으로 보고 있다.
제주특별법 제357조(관리보전지역의 지정) 및 '제주특별자치도 관리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숨골이란 '용암동굴이 붕괴되거나 지표면 화산암류에 발달된 수직절리계 및 균열군 등에 의하여 생성된 지형을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주도는 숨골을 용암동굴 및 하천과 더불어 지하수자원보전지구 1등급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현재 285개 숨골이 1등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숨골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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