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반대 도배' 제주평화인권헌장 12월 선포 미지수

'게시판 반대 도배' 제주평화인권헌장 12월 선포 미지수
보수 성격 단체 중심 제주자치도청 홈페이지에 '제정 반대' 수백 건
진보단체 중심 "차별금지법 반대가 오히려 차별" 계획대로 진행 요구
道 9월 공청회 파행 이후 "내부 숙의과정 필요.. 제정위원회가 판단"
  • 입력 : 2024. 10.02(수) 15:21  수정 : 2024. 10. 04(금) 15:41
  •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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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청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정 반대 의견. 제주자치도 홈페이지 캡처

[한라일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10대 핵심공약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정이 난관에 봉착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8월 도민참여형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정을 위해 각계각층 도민 32명으로 제정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도민참여단 등을 통해 헌장 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7월 총 10개장, 40개 조문으로 4·3과 평화, 참여와 소통, 건강과 안전, 문화와 예술, 자연과 환경 등 도민 생활과 밀접한 보편적 기준과 도민의 권리, 도의 이행 원칙을 담은 헌장 초안을 마련했고 지난 9월 도민의견 수렴 공청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헌장 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공청회장을 점거하면서 공청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공청회는 시작과 동시에 종료되는 파행을 겪었다.

이후 제주자치도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코너와 '도지사에 바란다' 코너에는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정에 반대한다'라는 제목으로 수 백건의 게시물이 올라오며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하고 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건 제2조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부분으로 성적 지향과 정체성 등 성적 자기결정권 문제와 제주4·3, 청소년 인권 등이다. 이들은 "제주 인권헌장은 왜곡된 인권과 거짓된 평등의 가치로 역차별하는 포괄적 차별 금지법과 마찬가지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일부는 "좌파 이념이 만든 헌장"이라는 표현해 이념 대결 양상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실제 헌장 반대 단체에는 제주4·3은 남로당 주도 발생한 폭동이라고 주장해온 제주4·3진실규명을위한도민연대 등 4·3단체와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제주지부 등 성소수자 반대단체, 그리고 기독교 등의 종교단체 등 보수적 색체의 단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도내 진보적 성격의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공청회 파행 이후 "전 세계가 동의하는 보편인권규범은 본질적으로 차별을 금지한다"면서 "역차별을 당할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이들에게 차별금지법은 더욱 필요하다"고 밝히고 지체없이 본래의 계획대로 진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제주자치도는 공청회를 거쳐 오는 12월 헌장 선포식을 갖는다는 로드맵을 세웠지만 헌장 제정 반대 목소리가 커 예정대로 헌장 선포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인권헌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숙의 과정이 필요한 만큼 헌장 선포는 제정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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