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남의 문연路에서] 제주 이야기 살아 숨 쉬는 돌문화공원으로

[강철남의 문연路에서] 제주 이야기 살아 숨 쉬는 돌문화공원으로
돌문화공원 정체성 살려
  • 입력 : 2024. 10.22(화) 00:4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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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돌을 보는 곳' 아닌
'돌의 상징성 체험 더불어
제주문화 이해의 장'으로




[한라일보] 제주 돌문화공원, 그저 그런 관광지는 안된다!

한때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던 탐라목석원은 단순한 돌 전시 공간을 넘어 제주 고유의 문화와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는 상징적 명소였다. 그러나 탐라목석원을 이어받은 현재 제주돌문화공원은 그 영광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관광 트렌드의 변화만이 문제가 아니다. 돌문화공원이 제주 돌문화의 독특한 정체성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정체성의 위기에서 돌문화공원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수석전시관 내 빔프로젝트 빈백을 시작으로 아크릴 와패, 하트 조형물, 항아리 모형, 전기셔틀버스, 전기차 대합실 등이 줄줄이 들어서며 공원 정체성을 해친다는 도내·외 여론이 빗발치자 해당 시설물들은 현재 철거된 상태이다. 또한, 현재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내실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90억을 투입해 용역을 진행하는 중으로 정체성을 담기 위해 고민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과거 탐라목석원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갑돌이와 갑순이의 인생'이라는 스토리였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전시물에 그치지 않고 제주 민속과 돌문화의 상징성을 감동적으로 전달했다. 갑돌이와 갑순이의 삶과 고난,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를 '돌'을 매개로 체험한 관람객들은 돌문화 속에 담긴 인간적 정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 결과, 돌은 단순한 물질에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의 돌문화공원에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스토리텔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필자에게 제주를 다시 찾은 관광객이 물어본 적이 있다. '왜 돌문화공원에 갑돌이와 갑순이가 없냐'는 질문이었다. 당시 필자는 그 물음에 매우 낯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있어 현재 이야기가 없는 돌문화공원 바라볼 때 더욱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돌문화공원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제주만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는 '갑돌이와 갑순이의 인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공원의 대표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전시물을 특별한 경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돌을 통해 제주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재탄생함으로써, 이제 제주 돌문화공원은 단순히 관광객들에게 '돌을 보는 곳'이 아닌, '돌을 통해 제주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곳'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돌문화공원이 제주만의 이야기, 그리고 본연의 의미와 가치인 정체성을 되찾는 그 순간, 제주 돌문화는 다시금 빛을 발할 것이다! 백년, 천년을 바라보며 돌문화공원이 이 빛을 되찾는다면, 제주의 대표 랜드마크 역할뿐만 아니라 제주 문화의 정체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제주 돌문화공원이 그 중심에 서길 기대한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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