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탐방] (6)세화초등학교 6학년 1반

[제주 삼다수와 떠나는 숨골탐방] (6)세화초등학교 6학년 1반
“지하수 만들고 홍수피해 줄여주는 ‘제주 숨골’ 신비로워요”
  • 입력 : 2024. 11.08(금) 04:00  수정 : 2024. 11. 14(목) 18:39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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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온평리 숨골 탐방하면서 제주 화산 지질 이해
“숨골은 몇개나 되고, 새로 생기기도 하나?” 궁금증 질문
청정 화산암반수로 만드는 제주삼다수 제조 과정도 견학


[한라일보] "제주에 숨골은 몇 개나 있나요?" "숨골은 새롭게 생기기도 하나요?" "숨골이 많은 곳에 공항을 짓게 되면 위험하나요?

한라일보가 제주개발공사와 공동으로 마련한 '제주삼다수와 떠나는 숨골 탐방'이 10월 25일 세화초등학교 6학년 1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탐방은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위치한 2군데 숨골 탐방에 이어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제주개발공사 삼다수공장을 견학하는 일정으로 이어졌다.

세화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위치한 숨골 탐방에 나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문미숙기자

첫 방문지는 성산읍 온평리 제2공항 예정부지 인근 숨골. 깊이가 1m가 넘고, 폭도 1.5m 정도로 움푹 패인 숨골 바닥에 여러 개의 암석이 쌓여있고, 암석 사이로 뻥 뚫려있는 구멍이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했다.

탐방에 동행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지질학박사)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제주섬의 토질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온평리 일대는 화산 폭발로 분출한 점성이 낮은 용암이 빠르게 흘러내리면서 평평하게 굳어진 빌레용암(파호이호이용암) 지대다.

강 소장은 "제주는 연간 강우량이 2000㎜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는 다우지역인데 육지처럼 강이 없다. 그래서 비가 많이 내리면 바다나 하천 등으로 많은 물을 빨리 흘려보내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제주의 지층은 1~2m의 두께의 현무암질 용암층과 화산 분출물인 화산암 파편인 스코리아(송이)층이 겹겹이 시루떡처럼 쌓여 있어 그 암석들 사이로 빗물이 스며든다. 또 오늘 우리가 찾은 숨골로도 빠르게 빗물이 잘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화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위치한 숨골 탐방에 나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문미숙기자

숨골과 우리가 마시는 제주삼다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강 소장은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물은 숨골 등으로 약 20년 전쯤에 스며든 지하수를 뽑아서 쓰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축산 폐수를 버리고 농약·비료를 뿌리면 일부는 빗물에 녹아 토양으로 유입돼, 또 일부는 인근 숨골을 통해 지하로 스며들어 20년쯤 후에는 오염된 물을 우리가 먹을 수 있다"며 제주환경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어 강 소장이 "제주섬 동쪽에 위치한 이 곳인 빌레용암지대에는 용암동굴이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멀지 않은 곳에 만장굴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럼 이 곳도 파면 동굴이 나올 수 있는 거냐?"는 질문이 나왔다. 강 소장은 "동굴이 나온다, 나오지 않는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온평리 일대에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된다는 얘기에 "그럼 동굴이 있을지도 모르는 곳에 공항을 만들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강소장은 "그렇다. 온평리 일대는 전반적으로 평평한 지형이긴 하지만 공항을 만든다면 경사 차이가 있는 지역은 암반을 깎아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빗물이 자연적으로 스며드는 통로를 막게 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많은 양의 빗물이 어디로 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소장의 설명을 듣던 학생이 "그럼 제주에는 숨골이 몇 개나 있느냐"고 질문했다. 강 소장은 "2공항 예정지 부지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처음에 숨골이 8개가 있다고 했다. 그 후에 환경단체들이 조사해 보니 150개가 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온평리에 위치한 농경지 한 가운데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고랑을 폭 1m 50㎝, 깊이 70~80cm 정도로 파 숨골로 연결해 물이 빠지게 만든 인공 숨골도 살펴봤다.

학생들은 제주시 남조로변에 위치한 제주삼다수공장을 찾아 청정 화산암반수를 취수해 제주삼다수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문미숙기자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한 남조로에 위치한 제주개발공사 삼다수공장에서는 지하의 화산암반수를 원수로 사용해 제주삼다수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제주 물의 우수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삼다수 홍보관 직원은 "제주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만 물이 잘 스며드는 토질로 물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선조들은 집 주변의 용천수를 물허벅으로 길어다 썼다"며 "그러다 1960~70년대 지하수 관정 개발사업으로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삼다수는 한라산국립공원 내 해발 1450m 이상에서 내린 빗물이 수많은 화산활동이 만들어낸 스코리아와 다공질 현무암 등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여있는 화산암반층 사이로 약 18~22년간 서서히 스며든 깨끗한 화산암반수를 원수로 만든다"고 말했다.

또 "삼다수 공장이 위치한 이 곳 조천읍 교래리의 지하 420m 깊이에 흐르는 화산암반수를 취수해 사용한다. 화산암반층이 천연 정수기 기능을 해서 수질이 매우 깨끗해 최소한의 공정과 살균과정을 거쳐 제품수를 커다란 탱크에 저장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삼다수 병과 뚜껑도 직접 제작해, 삼다수와 똑같은 물로 세척한 병에 물을 주입해 밀봉까지 위생적인 제품을 만드는 스마트팩토리 견학로를 따라 설명을 들었다.

탐방에 참여한 강예린·남희영·안예인 학생은 "자연이 숨골을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그동안 잘 몰랐던 숨골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배우게 돼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명진 담임교사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숨골을 처음 봤는데, 그동안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도 제주의 소중한 자연환경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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