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다수의 항공기가 결항 또는 취소되며 마비된 제주공항.
[한라일보] 이틀째 폭설과 강풍이 몰아친 제주 전역은 항공기와 배편이 결항되고 눈길 사고가 이어지며 고립된 하루를 보냈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제주 산지와 중산간에는 대설경보, 그 밖에 제주 전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있으며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또 제주도 앞바다와 제주 남쪽 바다 들에는 풍랑경보 등이 내려지며 육상과 해상에서 기상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제주에 내린 눈은 사제비 87.1㎝, 삼각봉 70.4㎝, 어리목 52.5㎝, 가시리 31.4㎝, 한라생태숲 26.9㎝, 성산 12.3㎝, 송담 10㎝, 유수암 9.1㎝ 등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을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항공기 474편 중 468편이 결항 또는 취소됐다.
지난 22일에 이어 결항 사태가 지속되며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과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바닷길 역시 기상 악화로 인해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23일 오후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발생한 전세버스 추돌사고 현장.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내린 눈이 얼며 차량이 미끄러지는 눈길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8시39분쯤에는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의 한 도로에서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1명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오전 10시37분쯤에도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며 1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이날 오후 1시48분쯤에는 체험학습에 나선 중학생을 태우고 가던 전세버스 2대가 추돌하며 학생과 교사 등 24명이 부상을 입고 도내 병원 3곳으로 분산 이송되기도 했다.
미끄러운 도로 탓에 차량뿐만 아니라 사람이 넘어지는 낙상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하루동안에만 제주 전역에서 9명이 눈길 낙상사고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밖에도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안전조치 등 제주소방은 오후 5시 기준으로 총 46건에 대한 기상특보 대응 소방활동을 실시했다.
23일 내린 눈에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의 한 과수원 감귤나무들이 힘없이 늘어져 있다. 강희만기자
제주지방기상청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까지 비 또는 눈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으며 낮은 기온과 매우 강한 바람이 동반돼 내린 눈이 얼며 빙판길로 인한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24일 오전까지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며 시간당 3~5㎝ 눈이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예상 적설량은 제주 산지에 최대 15㎝, 중산간 5~10㎝, 해안 지역은 2~7㎝ 정도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