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자락 겨울 경치 '만끽'
연초의 지독한 스트레스를 풀 겸해서 한라산을 찾으니 어머니의 품인 양 넉넉하기만 하다. 1100도로를 따라 올라갈수록 피부를 파고드는 산기운은 더욱 강렬해진다. 그야말로 겨울 속의 시원함이다.
1100도로는 도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99번 국도다. 드라이브에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휴게소라는 것이 도로 중간에 생기는데 1100도로 휴게소는 지난 79년에 문을 열었다.
휴게소 2층건물 이름이 탐라각이어서 일명 탐라각휴게소로 불린다. 휴게소의 지번은 서귀포시 색달동 산1번지로 삼형제오름 중 큰오름 동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요즘 포근한 날씨가 계속돼 눈구경이 쉽지 않은데 설경으로 유명한 이 곳 휴게소 주변에는 하얀 눈무더기가 군데군데 남아있어 새삼 겨울임을 일깨우는 것 같다.
휴게소 탐라각 운영권자는 오미자차 제조업체인 정우식품이다. 1층은 관광객들에게 선물용 오미자차 등을 판매하고, 2층에는 오미자차나 따뜻한 어묵국물, 그리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휴게소 2층에 오르면 마치 오름 정상에 오른 듯하다.
이곳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은 또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승생오름과 마주하는 쳇망오름에서부터 기와집 모양의 이스렁오름, 그리고 오른쪽의 볼레오름이 식별되고 사제비동산 만세동산 윗세오름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웅장함으로 다가온다.
휴게소 주변에는 해발 1,100m를 알리는 표지석, 백록의 전설비, 그리고 제주가 낳은 산악인 고상돈 기념비 등이 세워져 있다. 산악인 고상돈은 지난 77년 9월 15일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사나이로 2년 후 북미의 최고봉 메킨리를 정상 정복한 뒤 하산하던 길에 빙벽에서 추락해 생을 마쳤다.
휴게소 맞은편에는 습지가 형성돼 있는데 흐르는 물이 꽁꽁 얼어 방문객들의 발은 절로 미끄럼을 타고, 가족이나 연인끼리 사진촬영 등으로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 된다.
이 곳에 당도하려면 어리목 입구에서부터 5.3km 더 가야되며, 이 곳에서 영실입구까지는 3.5km 떨어져 있다. 그저 겨울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이곳에 와서 잠시 쉬어가면 좋겠다. 특히 이곳 주변을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은 추억을 남기기에 더욱 좋을 듯하다.
[사진설명]도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1,100도로 휴게소는 잠시 쉬어갈 생각으로 머물면 차 한잔과 더불어 겨울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