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명소를 찾아]오라동 민오름

[이색명소를 찾아]오라동 민오름
  • 입력 : 2004. 05.07(금) 00:01
  • /한승철기자 scha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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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건강·휴식 안겨주는 곳

제주시가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름하면 오라동 민오름이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하면 당연히 동쪽으로는 사라봉·별도봉이겠고, 서쪽에는 도들오름(도두봉)이 자리잡고 있지만.
 최근 오라동 민오름 북사면 아래에는 도시우회도로 개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 도로는 그리 오래지 않아 제주시의 대동맥 역할을 할 것이 뻔하다. 이를 감안하면 이 오름은 점점 더 제주시의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고,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더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지사공관 바로 가기 전, 남한산성이라는 상호의 식당 맞은편에 있는 시멘트 길을 따라 민오름을 올랐다.
 울울창창한 솔 숲에 인공적인 산책로가 나타나는 지점이 오를목으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언제 조림을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높이가 20m에 달하는 소나무들이 좋은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봐서 30∼40년은 족히 된 듯 싶다.
 숲은 역시 싱그로웠다.
 녹음이 짙어가는 숲속에 새소리가 들리고, 청명한 기운이 감돈다.
 북서사면을 오르니 도드라진 풀밭동산이 나타나는데 평행봉과 맨발 건강자갈밟기 시설이 있고, 물을 마실 수 있는 급수대도 있다. 힘이 부친다면 잠시 쉬어갈 공간이다.
 다시 목재 데크시설을 한 급경사를 오르니,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산화경방초소가 있고 정상임을 알리는 삼각점이 확인되었다. 표고는 251.7m, 비고는 약 110m이다.
 산정의 풀밭을 거닐다보면 남녘 기슭엔 정실마을이 언뜻언뜻 보이고, 서쪽 방향 남짓은오름부터 검은오름 노리손이 걸쇠오름 어승생악 등을 한아름에 품은 한라산의 위용이 더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다. 숲이 헤쳐진 곳에서 북쪽 방향을 보면 제주시가지가 발아래 뻗어있고 사라봉과 별도봉이 형제처럼 서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 숲에 가려서 분화구 형태를 쉽게 확인할 수 없지만 왜소하거나 밋밋한 오름은 전혀 아니었다.
 다시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남동사면 능선에 도달해 마치 또다른 오름에 오른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봉우리가 세개인가라고 착각을 했는데 이처럼 봉우리인가 싶더니 능선이고, 그 안에는 풀숲이 자리잡고, 그리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니 해석이 쉽지 않은 오름이었다.
 예부터 민오름을 문악칠봉(文岳七峰)이라 했다고 한다. 7개의 봉우리가 얼른 눈에 띄진 않지만 오름의 등줄기를 두루 걸으며 유심히 살펴보면 봉우리가 7개나 된다고 전해진다.
 시내 가까이에 있는 민오름은 아침 저녁 밤까지 편한 시간에 오름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 여러갈래의 길이 훤히 나 있다. 그 중 한 곳을 택하니 북사면 밑 민오름배수지 쪽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그래서 민오름은 물을 가득 품은 오름이다. 이 배수지는 용담수원지의 물을 끌어올려 오라정수장을 거쳐 올려진 물 4천톤을 저장하고 있으며, 이를 시민들에게 골고루 급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민오름은 정상이 한일자로 보이는 일자문성(一字文星)의 오름이다.
 풍수지리에서 민오름은 높게 평가된다. 오름 윗부분이 평상처럼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어 오성체(五星體)중 토형(土形)으로, 목·화·금·수 네가지 성격을 모두 포용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대체적으로 기운이 충만하고 후증하여 예로부터 왕후장상이 나오고, 오복을 겸비한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최근 풍수인테리어라는 말이 있듯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책상 같은 것을 민오름 방향으로 할 경우 생기가 발현하고 가슴이 활짝 열릴 수 있다고 한다.
 이제 민오름은 제주시의 오름의 중심으로 다가오고 있다.
 접근로도 오라마을, 정실마을, 지사관사가 있는 신제주 등 여러갈래로 나있다.
 소나무숲이 울창한 자연유산으로서, 시민생활의 공간으로서 제대로 보호하고 보전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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