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제주농업/일본 선지지역에서 배운다]1.제주농업의 현주소(프롤로그)

[업그레이드 제주농업/일본 선지지역에서 배운다]1.제주농업의 현주소(프롤로그)
과도기 제주농업 활로 모색 절실
  • 입력 : 2005. 11.03(목) 00:00
  • /한승철기자 schan@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농업의 위기 똑바로 인식해야 미래보여

발상의 전환으로 블루오션농업 만들어야


 제주농업은 과도기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제주농업의 문제점으로 일부는 영세한 경영규모를 들기도 하고, 농가인구의 과소화 및 고령화 문제, 유통구조상의 문제 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것은 수입개방에 따른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된, 그리고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 및 유통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끝없는 퇴보냐, 새로운 동력 창출이냐는 두 갈래에서 보다 근본적인 현실인식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활로 모색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제주농업은 영구적인 중추산업

 제주농업은 아직까지도 지역 내 중추산업으로 남아 있다. 2004년 제주지역의 산업별 취업인구 구조를 보면 농림어업의 취업인구비는 24.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1차산업의 의존도는 전국 3.6%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은 16.1%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농업경제의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제주농업 만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더구나 제주지역에서 관광산업 말고는 뚜렷한 성장산업이 존재하지 않고 있는데다 제조업의 비중이 4.3%에 그치는 등 제주지역의 산업구조가 너무나 단순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제주도는 청정한 농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은 웰빙시대를 맞아 주가를 높일 수 있는 웰빙식품의 자원으로서 잠재력이 높다. 그런 만큼 제주농산물은 차별화될 수 있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주의 보배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과거처럼 안주해선 안돼

 하지만 지금까지 제주농업은 시대흐름을 앞서가는 일부 독농가를 빼고는 그저 배고프지 않을 정도의 수입에 만족해 변화를 꺼려왔던 게 사실이다. 그 결과, 제주경제를 지탱해왔던 감귤산업이 4년 연속 가격 폭락을 사태를 빚은 이래 계속해서 위기에 봉착해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안농업도 그리 쉽게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농촌인구는 줄고, 노령인구에 의한 기존의 농사기법이 유지됨으로써 제주농업은 커다란 그림자에 둘러싸인 형국이다.

 제주농업의 미래지향적인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와 테크놀로지를 가미한 농업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대안 농업 수두룩

 허인옥 교수는 “제주지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농업 대안들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고의 발상 전환이 없었고, 실천이 없었다?고 말했다.

 청정제주에서의 새로운 대안 농업을 살펴보면 최근 웰빙시대에 최적의 식품으로 꼽히는 녹차농업을 비롯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친환경농업 육성이라든지, 재래가축 등 토종생물자원을 브랜드화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농업, 국내 유일한 아열대성 기후에서 가능한 망고, 구아바, 아스파라거스 등 아열대 농업 등 다양하다.

 하지만 실천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 새로운 대안 농업에 대한 행정적 차원의 정책은 아직까지 요원하기만 한 실정이다. 특화된 기술력을 가미하며 블루오션(Blue Ocean)적인 농업을 만드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절실하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1인당 3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 농업을 경영하고 있는 일본의 선진농업을 집중 취재했다. 앞으로 8회 정도에 걸쳐 일본의 센다이(仙台) 흑우 브랜드화 사업을 비롯해 시미즈(淸水)시의 감귤구조개선사업과 쿠노(久能 )산의 돌담딸기재배, 가마고오리(蒲郡)의 시설재배단지와 비파괴선과장, 마츠야마(松山)의 에히메음료가공공장과 감귤신품종육종센터, 한라봉특수재배농가 등을 시리즈로 보도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팀장 한승철 기획부장·부정호 경제부 기자·김명선 사진부기자, 허인옥 제주대 명예교수(안내 및 동행취재)



[전문가 기고]제주농업 변해야 산다

 근래 감귤을 비롯한 일부 채소류 가격이 호조를 보이면서 농촌에 활기가 있어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농가별 부채가 전국 평균보다도 훨씬 많은 가구당 4천만원 이상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생활수준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시골 초등학교는 읍면소재를 제외하면 폐교나 분교로 전락했으며, 시골마을에서는 애기 울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더구나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농업을 가업(家業)으로 하여 자식에게 물려주겠느냐는 질문에 99%가 아니라고 대답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 70∼80년대 누렸던 풍요로움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앞으로 전개될 WTO와 FTA에 의한 외국산 농산물과의 경쟁은 한층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여겨지며, 시대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나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제주농업은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제주지역 자연입지의 특성인 온난한 기온분포와 알맞은 강수량 그리고 무상(無霜)기간이 길며, 완만한 지세인 전작(田作)지대는 다양한 작물과 작형도입이 가능한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또 연간 5백만 명의 관광객은 질 높은 소비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개될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의 추진도 1차산업 발전에 재도약의 기획이기도 하다.

 전환기를 맞이한 제주농업이 지속적인 발전과 재도약을 위해서는 우선 제주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요약하면 첫째, 특산화(特産化)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특산품화시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대표적인 사례가 시설재배를 들 수 있다.

 둘째, 조직화(組織化)로 제주농업은 경종중심에서 생산과 유통 및 판매 등을 유기적인 조직체계로의 개편이다.

 셋째, 연계화(連繫化)로 농업과 관광산업과의 연계는 물론 선진국 농업과도 연계하여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일이다.

 끝으로 제주농업도 안주하면 쇠퇴할 것이고 생각을 바꾸고 실천하면 길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허인옥/제주대 명예교수>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94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