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박물관 순례](4)제주신영영화박물관

[제주섬박물관 순례](4)제주신영영화박물관
‘대박’ 영화 흔적 고스란히
  • 입력 : 2006. 01.25(수) 00:00
  •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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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의 등장 인물을 재현한 전시물. /사진=제주신영영화박물관 제공

99년 문을 연 최초 영화박물관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촬영소품 전시·체험코너 다채


 영화 관람은 너나없이 으뜸으로 꼽는 즐길거리다. 한국영화 ‘대박’ 행진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이즈막에는, 스크린을 향한 애정이 더욱 뜨겁다.

 남제주군 남원읍 남원리에 들어선 제주신영영화박물관. 지금으로부터 7년전인 1999년, 영화배우 출신 신영균씨가 설립한 박물관은 일찍이 영화의 존재감을 알아챈 공간이다. 국내 최초의 영화박물관이란 이름을 달고 제주섬의 남녘에 둥지를 틀었다.

 연건평 1천여평 규모의 박물관은 지하1층, 지상 2층으로 꾸며졌다. 한국 영화사에서 이름을 빛냈거나 한창 성가를 드높이고 있는 영화인들의 얼굴이 높다랗게 박혀있는 ‘스타돔’을 지나면 체험관, 영화전시관, 소품 세트장이 펼쳐진다.

 전시관은 영화의 탄생에서 발달과정까지 연대별로 관람할 수 있다. 1920∼50년대 사용됐던 촬영기를 비롯해 편집기, 영사기, 영화포스터, 시나리오 등 당시 영화제작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중에는 스필버그가 영화감독을 꿈꾸던 시기에 썼다는 촬영기가 있다. ‘공동경비구역JSA’의 이병헌 이영애 송강호의 모습을 옮겨놓은 전시물도 만나게 된다.

 촬영소품 전시코너도 발길을 붙잡는다. ‘관객 1천만명 시대’를 열어젖힌 두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억을 일깨우는 자료가 배치됐다. 영화속 기관병과 훈련병이 입었던 옷, 총과 탄띠, 철모와 군용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이 영화만이 아니라 ‘효자동 이발사’, ‘황산벌’, ‘천년호’ 등에 사용됐던 소품이 놓여졌다.

 체험관은 젊은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키스신을 연출할 수 있는 코너, 절벽위 사다리를 오르는 아찔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영상합성체험 등이 마련됐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엽기적인 그녀’ 등에 나오는 영화속 대사를 녹음하고 연출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새단장을 거쳐 곧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박물관은 앞으로 외화 ‘워터월드’ 세트장을 재현해놓은 시네마파크 조성을 비롯해 영화의상 입어보기, 3D 입체영화관 활성화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영화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대에 박물관의 고민도 늘어가고 있다. 새로운 한국영화의 역사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물관에서는 지금 ‘효자동 이발사’를 끝으로 이후에 개봉된 한국영화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관람객들의 눈높이가 자라고 있는 만큼 이들이 박물관에 거는 기대 역시 크다. 그때문일까. 단박에 들어오는 건물 외형에다 해안 절경인 큰엉을 끼고 있는 야외 공간의 화려함에 비해 박물관 내부의 변화는 다소 더디어보인다. www.jejuscm.co.kr. 연락처 764-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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