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박물관순례](14)건강과 성 박물관

[제주섬 박물관순례](14)건강과 성 박물관
어른들이 미처 몰랐던 性 이야
  • 입력 : 2006. 04.19(수) 00:00
  •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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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건강과 성 박물관 제공

안덕면 감산리에 지난달 개관

보건전문 에스메카서 건립해…성교육·성문화 등 6개관 구성


“당신은 성(性)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이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랜 결혼생활을 한 부부도 성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모두가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툭 터놓고 이 문제를 이야기하지 못하는 게 우리 사회다. 인터넷에 온갖 성 지식이 넘쳐나고 마음만 먹으면 자극적인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가려낼 재간이 없다.

 ‘건강과 성(性)박물관’을 찾으면 그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지 모르겠다. 지난달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남제주군 안덕면 감산리 일주도로변에 위치했다. 보건전문회사인 (주)에스메카가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2년여의 준비끝에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박물관은 크게 성교육전시관과 성교육문화관으로 나뉜다. 전시관은 모두 6개관이다. 성교육 전시관은 삶과 성, 감각과 성, 생애주기와 성, 섹스판타지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랑과 성 역사의 터널을 지나 성지식·성심리 테스트, 남녀의 성기구조와 기능, 임신과 출산, 피임, 중년기와 성, 섹스가 건강에 좋은 이유, 노출증과 관음증 등 성에 관한 모든 것이 차례로 펼쳐진다.

 성교육 문화관은 세계의 성 관련 물품을 전시해놓은 공간이다.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페루, 유럽 등에서 모은 천여점의 성생활 물품과 미술품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인간의 삶과 같이해온 성이 세계 각국에서 어떤 빛깔로 그려졌거나 빚어졌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박물관 2층에는 관련 자료를 비치한 북카페가 만들어졌다.

 이곳은 19세 이상 입장이 가능하다. 젊은 연인만이 아니라 중년 부부들의 발걸음이 꾸준하다. 중·장년층은 콘돔 사용법 등 박물관 체험 코너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이들에 속하는 데, 미처 몰랐던 성 지식을 새롭게 알고 간다는 관람 후기가 심심찮다. 어떻든 전시관을 둘러보는 내내 ‘진정한 섹스는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있고 배려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류기호 대표는 “음지의 성문화가 만연한 우리나라의 성의식이나 성지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청소년들의 모델이 되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박물관을 개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앞으로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성교육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박물관안의 강당을 활용한 성인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입장료는 개인 9천원. 여느 사설박물관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인데, 한층 풍부한 콘텐츠로 관람객의 욕구에 부응해야 할 것 같다. www.sexmuseum.or.kr. 연락처 79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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