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 술…술…]신성여자고등학교 논술교육 현장

[논술이 술…술…]신성여자고등학교 논술교육 현장
논술관련 활동 프로그램 활발
  • 입력 : 2007. 08.18(토) 00:00
  • 고대용 기자 dyk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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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고는 교내 독서경진대회, 토론왕 선발대회, 논술대회, 독서 인증제, 독서시간 운영 등 전학생을 대상으로 한 논술관련 활동 프로그램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교내 토론왕 선발대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모습. /사진=신성여고 제공

논술협의기구 및 논구술교사지원단 운영
교과활동 통한 능력 배양에 심혈 기울여
"언론사 주최 논술경시대회 개최 바람직"


신성여자고등학교(교장 박인숙)는 학년별 수준에 맞는 논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학년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통합논술의 개념, 기초 배경지식 및 글쓰기의 기본 능력을 배양시키는 논술기초 강좌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2학년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제별 심층토론 및 실전 글쓰기를 통한 통합논술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시사토론반을 운영하고 있다. 3학년은 실전반을 운영하고 있다. 인문계열은 외부 강사를 통해 논술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연계열 학생은 물리·화학·생물 전공 교사들이 특강을 하고 있다.

신성여고의 논술교육의 특징은 우선 체계적인 논술교육 준비와 학년별·교과별 협조가 원활히 이뤄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교과별·학년별 논술활동 협의기구인 학교 논구술 교사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교사들을 대상으로 논술 초청강연회 개최, 논술 동아리 교사 연수 등 교사 논술교육을 강화시키고 있다.

또 전학생을 대상으로 한 논술관련 활동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매주 수요일 독서시간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 학급문고 운영, 독서 기록장 발간 및 배부, 각종 논술관련 대회(독서 경진대회, 교내 논술대회, 토론왕 선발대회, 과학탐구토론대회, 논문발표대회 등)의 개최와 함께 독서인증제 시행 등 논술관련 활동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신성여고는 교과 활동을 통한 통합 논술 능력 배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짧은 글쓰기, 문단 요약하기, 찬·반 토론수업, 학생발표 수업 등 수업방법을 대폭 개선했다. 주1회 논술자료 읽기 및 자기생각 쓰기, 주제별 신문 스크랩 등 활동지 만들기, 교과서 분석 활동지 만들기 등을 통해 수행평가 방법도 다양화하고 있으며, 학교시험에서 논술형 문제 출제를 유도하여 평가방법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학반 동아리에서의 탐구과제 수행 등 특별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논구술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이런 활동의 결과물로 올해 초 4권의 학년 과제 연구활동 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신성여고의 논술교육은 학년과 계열에 따라 세부적인 단계나 내용은 다르게 운영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배경 지식을 쌓아가면서 스스로 사고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비판 능력을 기르는데 주안점을 둬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 스스로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과의 토론이나 협력활동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논술교육 과정에서 교사들의 애로사항도 없지 않다. 논술교육에 대한 준비가 아직은 미흡한 상태로써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교과 시간이나 방과후 논술수업 운영을 위해서는 활동주제나 내용들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데 통합 논술이라는 점에서 타 교과와의 연계 과정이 매우 어렵다. 또 기본적인 학교업무 및 교과준비와 병행하여 논술교육을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있어 부담이 매우 크다.

학생들 역시 논술교육 수강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우선 글쓰기에 대해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객관식 문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을 스스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강의식 수업을 통한 주입식 교육을 받아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토론 및 발표수업을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어 표현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신성여고의 논술교재는 방과 후 활동에서는 기존의 논술교재나 인터넷 자료를 많이 활용하긴 하지만 담당 교사들이 주제에 따라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 교과수업에서는 교과서 내용 파악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단원별로 질문지를 만들어 제시하고, 수업이 끝나면 학생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보게끔 하고 있다.

신성여고는 학생들의 논술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평소 주요 대학에서 선정하고 있는 권장도서와 함께 학교에 비치된 학급문고의 책들을 권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전 문학작품을 많이 접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고전은 인생의 본질적 주제를 다루고 있어 내용의 이해가 어렵더라도 계속 읽다 보면 글을 파악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신성여고 논술동아리 팀장을 맡고 있는 김승언 교사는 "논술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같이 인식했으면 한다"면서 "당장 어떤 결과물을 원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변화를 가정에서도 함께 지켜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면서 "부모님들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도 물고기를 직접 잡아 주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커서 스스로 생각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약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독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자녀들과 같이 책 읽기도 해보고 서로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들을 이야기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논술교육과 관련하여 언론의 역할도 주문했다. 김 교사는 "언론이 논술교육 방향과 내용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면서 "논술교육이 대입제도의 일환으로 시작되기는 했지만 그 지향점은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교육 본연의 목표인 아이들의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기르는 것인 만큼 입시를 위한 변별 도구로서의 일부 대학과 사교육에서의 시각처럼 왜곡된 논술교육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또 "아직은 학생·학부모·교사들이 논술교육에 대한 정보들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나 관련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실어줬으면 한다(지금의 한라일보 토요일 특집 기사처럼)"며 "특히 언론사가 주최하는 논술 경시대회를 개최한다든가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논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학년 논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강철 교사는 "힘들지만 이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교육의 모습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논술교육은 우리 교육의 목표인 창의적인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특별 과정으로서의 논술교육이 아니라 교과내에서의 논술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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