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25)'제주 예찬' 정병욱씨

[이 사람이 사는 법](25)'제주 예찬' 정병욱씨
"섬 사람들 사는 모습에 푹 빠졌어요"
  • 입력 : 2009. 07.11(토) 00:00
  • 한국현 기자 khha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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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때 제주에 왔다가 섬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반했다는 정병욱씨. 그는 이제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대학시절 반해 제2의 고향으로 선택
"행복 준 제주 위해 봉사로 보답할 터"


그의 하루는 집 옥상에 올라가 확 트인 서귀포 앞바다를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10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는 서귀포 앞바다와의 아침 인사다.

서귀포시내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정병욱(46)씨. 그는 서울 사람이다. 서울 토박이로 그곳에서 대학까지 마쳤다. 10년 전인 1999년 아내와 함께 제주도로 내려와 서귀포에 정착했다. 그는 이제는 제주 사람이다. 한 아내의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빠로 제주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제주 사람으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는 한창 나이인 36세때 제2의 고향으로 제주를 선택했다. 제주가 고향이 아닌 대도시 사람들은 직장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노후를 보낼 곳으로 제주를 선택하곤 하는데, 그는 젊은 나이에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그는 제주의 빼어난 경관과 맑은 공기, 섬 사람들의 후한 인심은 대학(카톨릭대)시절 제주여행에서 이미 경험했다고 했다. "대학교 2학년때 아는 수녀님의 어머니가 사는 제주시 애월읍에서 한달동안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주사람의 세상 사는 모습에 푹 빠졌습니다." 그는 "제주는 섬 지역이라는 매력도 있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평화롭고 좋았다"고 했다.

그의 원래 꿈은 사제였다. 그래서 카톨릭대학을 다녔다. 사제가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성직자가 되기 바로 직전에 사제의 꿈을 접었다. 그는 "사제의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10년 전에 제주도로 내려왔다. 대학시절 제주여행에서 느낀 제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리웠다. 망설이는 아내는 설득했다. 지금 아내는 자기보다 더 제주를 사랑한다고 한다.

제주에 와서는 여러가지 일을 하다가 2005년부터 무역업을 하고 있다. 문구류와 컴퓨터 주변기기 등을 수출하는 일이다. 자신이 직접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아니고 중개업이다.

그는 자신을 받아준 제주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했다. 제3세계 음악과 재즈 등을 공부하고 제주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또 라디오 구성작가이기도 하다. 제주에 오기 전에 라디오 구성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제주에 머물며 자신의 모든 것을 제주에 쏟아 붓겠다고 했다. 그게 제주 사람들에게 봉사로 다가가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제주 사람들은 주어진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거기에서 행복을 느끼는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끔 서울에 가서 친구와 선·후배들을 만나는데, 모두들 제주에 사는 저를 부러워 합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제주의 이웃들과 사는 여유로운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더군요."

그는 행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냄새 나는 제주 사람들과 사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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