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3)서귀포층과 천지연폭포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3)서귀포층과 천지연폭포
서귀포층 고생물 화석 최고의 지질생태 공간 평가
  • 입력 : 2009. 07.29(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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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층은 화산재가 바닥에 쌓여 만들어진 제주도의 대표적인 퇴적층으로, 천지연 해안 서귀포 해안절벽을 따라 약 1.5km의 규모로 노출돼 있는 지층이다. 서귀포층에는 조개, 소라, 성게, 산호, 고래, 물고기 등 다양한 해양생물의 화석이 분포한다. 서귀포층의 패류화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외에 알려진 화석으로서, 1968년 5월 23일자로 화석으로서는 최초로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195호로 지정됐다. /사진=강경민기자

서귀포 해안절벽 따라 분포… 1968년 천연기념물 지정
패류화석 100만년전 제주의 고환경 추적하는 중요 유산


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려는 후보지 7곳 가운데에는 서귀포 도심 해안의 절경지도 핵심공간으로 포함돼 있다. 바로 서귀포층과 천지연폭포이다. 두 곳은 서로 이어져 있다. 서귀포층은 제주도의 형성사와 지하수, 고생물 화석 등 고환경을 이해하는데 핵심공간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런 퇴적구조와 고생물의 흔적 화석은 최고의 지질교육 자료로 평가된다.

서귀포 해안에서 바라본 한라산은 그 품에 70리의 꿈을 안고 껴안고 있다. 세계적 관광도시인 서귀포의 색깔을 더욱 빛나게 하는 곳이 천지연이고 새섬과 섶섬, 문섬, 범섬이 징검다리처럼 놓여 있어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퇴적층인 서귀포층은 연외천 하구 서귀포항 인근에 분포하며 주변에 수려한 경관을 아우른다.

서귀포층은 화산재가 바닥에 쌓여 만들어진 제주도의 대표적인 퇴적층으로, 천지연 해안 서귀포 해안절벽을 따라 약 1.5km의 규모로 노출돼 있는 지층이다. 서귀포층 연구의 권위자인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에 따르면 "서귀포층의 지질연대는 과거에는 신생대 제3기 플라이오세(500만년~200만년)로 해석되었으나, 최근에는 신생대 제3기인 플라이오세와 제4기 플라이스토세의 경계(200만년전) 내지는 플라이스트세 초기(200만년~73만년)의 퇴적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서귀포층에는 조개, 소라, 성게, 산호, 고래, 물고기 등 다양한 해양생물의 화석이 분포한다. 서귀포층의 패류화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외에 알려진 화석으로서, 1968년 5월 23일자로 화석으로서는 최초로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제195호로 지정됐다. 이는 서귀포층이 신생대 제4기초에 서귀포지역이 얕은 바다였을 때 바닷속에서 형성된 해양퇴적층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며 패류화석을 비롯해 다양한 해양생물화석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패류화석산지는 길이만도 500여m에 이른다.

서귀포층의 패류화석은 1923년 일본인 고생물학자인 요코야마(橫山)에 의해 최초로 연구조사 보고된 이후 1995년 강순석 박사는 이 곳에서 77종의 패류화석을 분류해 보고했다. 강 박사는 "약 100만년전 당시의 환경을 알기 위해서는 서귀포층의 연구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당시의 우리나라 주변에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었으며 환경은 어떠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서귀포층의 화석을 연구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서귀포층의 연구에 의해서만 당시 동북아시아의 고환경 연구가 가능할 만큼 서귀포층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시대적으로 서귀포층이 만들어진 시기인 신생대 제4기 초기는 고고인류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그것은 인류 최초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인류의 첫 조상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할 때 제주도에서는 서귀포층이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경상대 손영관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서귀포층의 또다른 중요성을 언급한다. 손 교수는 "서귀포층은 제주도 지하 전역에 분포하며 200만년에 걸친 제주도 화산활동의 2/3의 기간을 나타내는 지층"이라고 했다.

세계지질공원 기초학술조사보고서(대한지질학회)는 '서귀포층 퇴적 전 기간을 통해 수성화산활동이 활발히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화산활동을 통해 공급된 퇴적물들이 서귀포층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서귀포층은 수많은 응회환과 응회구, 그리고 육상과 해저에서 쌓인 퇴적암으로 구성됨이 밝혀졌다"며 "제주도 화산활동의 2/3의 기간 동안 수성화산활동이 있어왔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층이 지닌 또 다른 지질학적 중요성은 지하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서귀포층이 제주도의 지하수를 받쳐주는 거대한 그릇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물리적 특성상 서귀포층이 차수층(불투수층)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지하수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서귀포층의 지하 분포와 암상의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 따라서 서귀포층은 학술적으로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층으로 평가된다. 서귀포층이 딱딱하고 건조한 지질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체험하고 감탄할만한 소중한 유산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기암절벽 위에서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리는 하얀 물기둥이 바로 천지연폭포이다. 천지연폭포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 천지연폭포 ]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난대림·무태장어 서식지로도 유명


천지연 폭포는 하늘(天)과 땅(地)이 만나서 이룬 연못이라 하여 천지연이라 불리며 예로부터 널리 알려진 명승지이자 생태자원의 곳간이다. 기암절벽 위에서 우뢰와 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리는 하얀 물기둥이 바로 천지연폭포이다. 높이 22m, 폭 12m에 이르는 폭포가 절벽 아래로 웅장한 소리를 내며 세차게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천지연폭포 계곡에는 천연기념물 제163호 담팔수나무가 자생하고 있고, 그 밖에도 가시딸기·송엽란(松葉蘭) 같은 희귀식물들이 분포하고 있어 계곡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79호로 보호되고 있다. 밤에만 주로 활동하는 천연기념물 제27호 무태장어가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천지연 협곡 동쪽에는 연륙시기의 후기 구석기시대(기원전 약 2만5000년전) 유적인 바위그늘집(생수궤)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돌날 등이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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