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부 규슈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활화산 아소산은 일본의 지질공원망에 포함된 17개 가운데 지질공원 예정지역에 해당하는 지질명소다. 10만년 전의 대폭발로 만들어진 아소산의 나카다케 화구는 세계적인 활화산으로 산정에 올라가면 아직도 활발히 활동중인 분화구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다. 분화구에서는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며 매케한 화산의 냄새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강시영기자
세계 최대규모 칼데라… 화산재·유황냄새 진동곳곳 트레킹 코스 도보여행하며 지질관광 만끽
취재진은 지난 10월말 한국신문협회의 후원으로 국내외 지질화산체험 장소로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남부 규슈의 아소산(阿蘇山)을 찾았다.
일본은 현재 전국의 지질 명소 17개를 연계해 일본 지질공원망(Japanese Geoparks Network)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정식회원은 이토이가와, 아포이, 시마바라 등 7개 지역이며 아소와 하코네, 시마네, 이즈라 등 10개 지역은 지질공원 예정지역에 포함돼 있다. 취재진이 찾은 아소산은 일본의 지질공원망에 포함된 17개 가운데 지질공원 예정지역에 해당하는 지질 명소다.
아소산은 구마모토 현의 동부에 위치한 활화산이다. '불의 나라' 구마모토의 상징적인 존재이며 일본의 지질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산과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 곳으로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세계 최대규모의 칼데라로 유명하다. 10만년 전의 대폭발로 만들어진 아소산의 나카다케 화구는 세계적인 활화산으로 로프웨이를 타고 산정에 올라가면 아직도 활발히 활동중인 분화구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다. 분화구에서는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며 매케한 화산의 냄새를 체험할 수 있다.
▲아소산 정상에서 지질체험을 하는 관광객들(사진 위). 아소산의 지질체험은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과 정상부 화산재 지구를 둘러보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사진=강시영기자
아소산의 면적은 380㎢로 동서 18㎞, 남북24㎞, 둘레 128㎞이다. 아소의 폭발은 3000만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의 모습은 10만년전에 있었던 대폭발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카다케, 다카다케, 네코다케, 에보시다케로 이루어져 있다. 아소산은 통칭으로, 정식 명칭은 아소 고가쿠(阿蘇五岳)라고 한다. 현재 분화구가 있는 산은 '아소 나카다케(阿蘇中岳)'이다.
일본 규슈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여행지 중 하나인데, 아소산에서도 한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분화구까지는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고, 도로 옆으로 난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어 오를 수도 있다. 정상에는 검은 화산재로 뒤덮인, 풀이 좀처럼 자라기 어려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화산재와 유황 성분을 머금은 산빛은 노란색과 갈색, 검정이 뒤섞여 있다.
둘레 4km, 깊이 100m의 거대한 분화구에서는 계속 유황가스가 솟아오르고 있으며, 코를 찌르는 듯 고약한 유황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러나 지독한 유황 냄새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은 에메랄드빛 칼데라를 보기 위해 코와 입을 막고 분화구 주위로 모여든다.
아소산의 지질체험은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과 정상부 화산재 지구를 둘러보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트레킹 코스는 우레탄과 목도로 개설돼 있으며 탐방객들은 이곳을 걸으며 지질체험에 빠져든다.
[화산의 나라 日本은] 세계지질공원 '준비된 일본'
전국 17개소로 지질공원망 구축… 지역마다 지질박물관·전문 인력
일본은 화산의 나라이다. 일본 열도 어딜 가나 화산과 온천을 체험할 수 있을 정도다. 지질관광은 일본의 또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일본은 올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세곳이나 동시에 인증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일본은 홋카이도의 도야, 중부 이토이가와, 규슈 시마바라의 운젠화산 등 세곳을 우선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사이트 인증을 추진해 왔으며 올해 세곳 모두 인증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일본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질명소가 전국에 많지만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세계지질공원과는 인연이 없었던 일본으로서는 중국과 더불어 세계지질공원과 지질관광을 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이 외에도 하코네 화산과 온천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인증을 받기 위한 후속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본은 '일본지질공원위원회'를 두고 전역에 걸쳐 17개소의 지질공원을 지정하는 등 일본지질공원네트워크(망)를 구축했다. 일본은 지질유산이 매우 다양하며 지자체간 지질공원망의 결성으로 지질공원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지질박물관이 지역마다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인력과 공무원들은 지질공원이 요구하는 활동을 수행중이다. 2007년에 13개 지역으로 일본 지오파크 연락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일본지질공원망으로 명칭을 바꿨다. 2008년 7월에는 일본 지질공원망이 17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이수재 박사는 "일본은 지질공원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제반 사항을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으므로 세계지질공원망에 필요한 내용에 맞게 조정하면 가입조건이 충족되는 지역이 많다"며 "지질박물관이 각 지역마다 잘 발달돼 있고 전문인력과 공무원들은 지질공원이 요구하는 활도을 해 오고 있어 세계지질공원망의 가입이 매우 용이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규슈 아소산=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