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된 몸과 현대 건축의 탄생(임석재 지음)=회색 골조로 상징되는 현대 건축의 뿌리를 찾아 올라가면 르코르뷔지에를 거쳐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이른다. 이중 교차 계단과 네 방향 계단이라는 다빈치의 건축 유형은 혈관의 나무라는 해부도를 건물의 실내 동선에 적용해서 나온 것이다. 인간을 기계로 여기는 현대 문명은 이때 시작됐다. 한국 최고의 건축사학자인 저자가 학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인문건축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을 냈다. 인물과사상사. 2만2000원.
▶완역 사기 본기(사마천 지음·김영수 옮김)=사마천의 사기는 꼭 읽어야 할 고전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사기의 문장은 당시로서는 파격이라 할 정도로 통속적이었으며, 속담과 격언, 생생한 고사성어가 곳곳에 새겨져 있다. 원문을 한자 병기 없이 100퍼센트 한글로 옮긴 이유다. 설명이 필요한 인명, 지명, 서책명 등으로 찾아보기 쉽게 각 편마다 표로 정리했으며, 용어풀이와 주요 사건도 덧붙였다. 옮긴 이는 15년 넘게 100여 차례 사기의 역사 현장을 직접 답사하기도 했다. 알마. 3만8000원.
▶일본의 눈물(김대홍 지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해안가 마을 미나미산리쿠초에도 비극을 몰고 왔다. 마을은 폐허로 변했고,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만 1100여명에 달했다. 그중에는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고 대피방송을 되풀이했던 엔도 미키씨가 있었다. 당시 KBS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저자의 '목숨 건 취재일기'이자 이후 일본사회의 변화를 추적한 '현장 보고서'이다. 올림. 1만4000원.
▶E. H. 카 평전(조너선 해슬럼 지음·박원용 옮김)='역사란 무엇인가'의 지은이를 넘어 외교관, 언론인, 정치학자, 역사가로 역동적인 20세기를 살다 간 E. H. 카의 인생 역정을 파헤친 본격적인 지식인 평전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으로 이어진 국제정치 무대의 실상은 물론 카와 직접 관계를 맺었던 아놀드 토인비, 루이스 네이미어, 아이작 도이처, 이사야 벌린 등 당대 지식인들 사이에서 전개된 지적 논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삼천리. 3만5000원.
▶내가 키운 채소는 맛있어!(김바다 글·사진, 김주리 그림)=아이와 부모가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 안이나 혹은 집과 가까운 곳에서 흙을 만지고 채소를 가꾸며 자연과 재미있게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재활용품으로 화분을 만들고 다양한 씨앗과 모종을 구해 심고, 물을 주고 정성껏 키운 뒤 수확하는 과정이 모두 담겨 있다. 한림출판사. 1만2000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전민식 지음)=한순간의 실수로 잘나가는 컨설턴트에서 직업을 잃고 추락한 주인공이 고급 애완견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내용의 장편소설이다. 1억원 고료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은행나무.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