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31)이도2동 '산방식당'

[당찬 맛집을 찾아서](31)이도2동 '산방식당'
30년 이상 '밀면' 고집해 온 소문난 집
  • 입력 : 2012. 06.22(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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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식당은 30여년간 밀면과 돼지고기 수육만으로 손님 입맛을 사로잡은 맛집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시원한 국물맛과 쫄깃한 돼지고기에는 식당 주인장만의 노하우가 숨어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밀면·돼지고기 수육만 고집
멸치육수로 낸 시원한 국물 깔끔

'맛 집'임을 단번에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무엇일까. 바로 줄서기다. 손님 발길을 유혹하는 데는 서비스, 가격, 접근성 등 여러가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맛이 좋아야 하는 게 비법이다. 공짜도 아닌 제 돈을 내면서도 줄을 서고 번호표를 받아간 뒤 돌아가는 시계를 흘깃흘깃 보고 홀안을 기웃거리게 된다면 그 집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맛집인 게 분명하다.

밀면과 돼지고기 수육만을 서빙하는 산방식당 제주점(대표 김형섭·44)이 대표적인 그런 곳이다. 지난 3월초 개업, 100일 남짓됐지만 개업 이후 점심 무렵이면 밀면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는 불편을 마다 않는 손님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형섭 대표는 현재 대정읍에서 40여년 가량 산방식당을 운영중인 김정일(70)씨의 아들이다. 대정읍 식당이 본점인 셈이다. 아버지 김씨는 사실상 제주에 밀면을 처음으로 선보인 1세대다. 김 대표는 배달은 물론 허드렛일을 해가며 20여년을 아버지 밑에서 일했단다.

산방식당 밀면의 인기 비결에 대해 김형섭 대표는 '위생과 민심'을 첫 손에 꼽았다.

"위생적인 면에 가장 신경을 쓰는 아버지를 보고 자연스럽게 그런 면을 따르게 됐으며 그래서 홀에서도 주방이 훤하게 보이도록 음식점을 설계했다"는 김 대표는 "아버지가 밀면 장사를 하면서 번 돈을 지역에 봉사하는데 아낌없이 쓰면서 얻은 민심이라는 후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방식당이 내놓는 식단은 단촐하다. 밀면과 돼지고기 수육이 전부다. 밑반찬이라 해봐야 배추김치와 깍뚜기 정도. 그럼에도 산방식당의 밀면은 30여년의 노하우가 숨겨져 있는 멸치육수를 통해 조리돼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명성을 뽐내고 있다. 더불어 별다른 양념없이 단순히 물만으로 삶아낸 돼지고기 수육이 쫄깃한 맛을 내는데도 산방식당의 노하우가 숨겨져 있단다. 물의 양과 불의 세기 등을 조절하는게 산방식당만의 노하우라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또 멸치육수는 물론 고기를 삶는 물 등은 모두 자체 정수처리한 물을 사용한단다.

본점 밀면의 맛과 제주점 밀면의 맛이 조금 다르다는 평가가 있다는 점에 대해 김 대표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 대표는 "아버지는 밀면을 개발하신 분이고 저는 그 밑에서 배운 사람이다. 솜씨가 아버지를 따르지 못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손맛이 다르다"며 "독립해서 나온만큼 저만의 노하우를 통해 맛집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손님들의 입을 빌리자면 10명중 8~9명은 맛에 만족해 하는 것 같아 아버지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것 같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대형 주차공간을 확보해 접근성을 높이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밀면을 내놓는것도 산방식당 명성을 이어가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또 20여명의 직원들과 살갑게 지내며 복지에 관심을 갖는 것도 꾸준한 맛을 이어가는 비결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도민과 관광객 여러분들에게 싸면서도 맛있는 밀면을 내놓는게 소망이며 향후 3~4년내 신제주지역에 지점을 오픈하고 싶은게 작은 목표"라고 말했다. 산방식당 제주점은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소방서 뒷블럭에 자리하고 있다. 문의 722-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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