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당찬 맛집 - 현경식당] 마음까지 배부른 순대국밥

[다시 보는 당찬 맛집 - 현경식당] 마음까지 배부른 순대국밥
  • 입력 : 2022. 07.26(화) 10:37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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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식당에선 순대국밥 한 그릇을 시켜도 푸짐하다. 뚝배기 가득 순대부터 내장, 머릿고기까지 넉넉하게 들어있다.

[한라일보] "사장님, 맛있게 잘 먹었어요." 지난 24일 제주시 보성시장 안 '현경식당'. 둥근 쟁반에 다 먹은 그릇을 쌓아올려 가지고 온 한 남성이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다 먹언?" 주인장 홍춘열씨가 기분 좋은 웃음으로 인사를 받았다.

지난 2011년 한라일보 '당찬 맛집을 찾아서'에 소개됐던 현경식당. 그 안에는 여전히 인정이 넘친다. 오는 손님에게 순대국밥을 푸짐히 내주는 주인장에, 맛있게 한 그릇을 비워 내는 단골들의 발길도 그대로다. 홍씨는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 대학생이던 손님들이 대학생인 자녀를 둔 지금도 찾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몇 해 전쯤 꽤 오랫동안 식당 문을 닫아야 했다. 다리 수술로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한 1년을 영업하지 못 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 달에 두 번(첫째주, 셋째주 일요일)만 빼고 어김없이 식당 문을 연다.

현경식당 순대와 머릿고기.



■ 순대국밥 한 그릇에 푸짐한 인정(人情)

잠시 쉬어 갔지만 맛은 변함없다. 현경식당표 순대는 잔치 때 먹던, 속이 꽉찬 제주식이다. 당면 순대가 익숙한 입에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잡내 없이 담백해 큰 거부감이 없다. 순대피가 쫄깃해 씹는 맛도 있다.

현경식당에선 순대국밥 한 그릇을 시켜도 푸짐하다. 뚝배기 가득 순대부터 내장, 머릿고기까지 넉넉하게 들어간다. 뼈를 우려내 만든 국물에 숭숭 썰어 넣은 배추는 시원함을 더한다. 거기에 주인장이 손수 만든 김치, 콩나물무침, 오이무침 등 밑반찬을 곁들이면 마지막 한 수저까지 깔끔하다.

현경식당 순대국밥.



제주고메위크 맛집 인증서.



■ 시어머니 손맛이 대 이어 며느리에게

그 맛은 여러모로 인정을 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식당 한쪽 벽면에는 '제주고메위크 맛집' 인증서가 붙어 있다. 현경식당은 2017년과 2019년, 2020년, 2021년 4년에 걸쳐 제주고메위크 맛집으로 선정됐다. 인증서 안에는 '제주지역 전문가 추천위원단의 검증을 거쳤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나이 70을 넘긴 주인장 홍씨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평일에는 며느리가 일을 배우며 일손을 보태고 있다. 시어머니의 손맛이 대를 이어 며느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현경식당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현경식당은 제주 제주시 동광로1길 32 보성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음식 가격은 순대국밥 7000원, 따로국밥 8000원이다. 안주를 삼을 수 있는 내장모듬(순대, 머릿도기, 내장 포함)은 크기에 따라 중 2만원, 대 2만5000원이며 순대나 머릿고기, 막창만도 따로 판다.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10시.

현경식당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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