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연동에 있는 '전주토속청국장'. 특유의 냄새는 덜고 구수함은 살린 청국장 맛을 선보이고 있다. 김지은기자
[한라일보] '청국장' 하면 떠오르는 게 깊은 맛이다. 처음은 낯설어도 한 번 맛을 들이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코에 거슬렸던 냄새도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된다.
한라일보 '당찬 맛집을 찾아서'에 2012년 소개됐던 제주시 연동 '전주토속청국장'은 구수한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릴 적부터 먹고 자란 '엄마표 청국장'을 알리고 싶었던 노순덕 씨가 2005년 차린 가게다. 그곳을 지난해 2월부터 김혜영 대표가 맡고 있다. 순덕 씨가 식당 일을 그만두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혜영 씨가 그 맛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혜영 씨는 "청국장을 만드는 것부터 똑같은 레시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토속청국장에서 청국장을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다양한 반찬.
|청국장만 시켜도 푸짐한 한 상
전주토속청국장의 대표 메뉴는 단연 '청국장'이다. 뚝배기에 갖은 채소를 우린 물과 손수 만든 청국장, 두부, 양파, 팽이버섯 등을 넣어 끓어 낸다. 상에 오를 때까지 보글보글 끓는 한 그릇은 특유의 냄새를 덜고 깊은 맛을 담았다. 청국장을 처음 맛보는 사람이라도 부담이 없다. 혜영 씨는 "청국장은 다 청국장"이라면서도 "냄새가 안 나게 하는 비법 양념이 있다"며 웃었다.
전주토속청국장에선 청국장 하나만 주문해도 잘 차린 한 상을 받는 듯하다. 갖은 나물 무침부터 제육볶음까지 상에 오르는 반찬만 10가지나 된다. 혜영 씨는 "고정 반찬을 빼고는 제철 채소로 매번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청국장과 함께 나오는 보리밥은 속 깊은 그릇에 담겨 나온다. 여기에는 나름의 뜻이 있다.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여 쓱쓱 비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마다 참기름과 고추장도 준비돼 있다. 비빔밥과 구수한 청국장을 함께 먹으면 입안 가득 푸짐함이 더한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
|반가운 가격에 푸짐한 인심
청국장만큼이나 인기 있는 게 우렁쌈이다. 삶은 우렁이가 올라가는 강된장이 나오는 메뉴다. 사실 이것만 주문해도 청국장 한 그릇이 서비스로 나온다. 청국장과의 가격 차이는 단돈 1000원.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는 요즘 같은 때에 반가운 가격이다.
식당 한가운데 자리한 전기솥에는 숭늉도 담겨 있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언제든 편히 마실 수 있도록 했다. "퍼 주는 성격"이라는 혜영 씨의 말처럼 식당 곳곳에선 주인장의 인심이 묻어난다.
식당을 찾는 연령대는 다양하다. 대표 메뉴가 청국장이다 보니 그 맛을 아는 나이의 손님들이 주로 찾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단다. 혜영 씨는 "10대~20대 젊은 손님들도 많이 방문한다"면서 "한 번 먹어 본 손님들은 또 온다. 집에서 먹는 것처럼 가정식, 영양식으로 음식을 차리니 맛있게 드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은 제주시 귀아랑길 9에 자리하고 있다. 일요일만 문을 닫는다. 나머지 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가격은 청국장 9000원, 우렁쌈 1만원(2인 이상 주문 가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