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1)비만과 대장암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1)비만과 대장암
비만 남성 정상인 비해 대장암 발생 1.5배 높아
  • 입력 : 2012. 06.29(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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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대장암 수술을 무사히 마친 문귀춘 할머니가 퇴원을 앞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성모병원 의료진, 가족들과 함께 축하파티를 열고 있다. 제주에 거주하는 문 할머니는 슬하에 1남4녀와 손자, 증손자, 고손자 등 총 54명의 자손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

피하지방보다 복부비만이 문제
단기간 감량 보다 과정이 중요
생활습관 바꾸면 예방에 도움

▲나수영 교수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만인구는 2배로 늘었다. 2008년 기준으로 과체중 인구는 약 15억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비만인구는 남녀 각각 2000만명과 30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체질량 분류는 서양의 기준과는 다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내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인 비만인구는 2006년 29.7%에서 2007년 29.8%, 2008년 32.8%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에 있어서 비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식도, 췌장, 간, 유방, 자궁, 전립선, 신장, 임파선, 대장 등 여러 종류의 악성 종양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비만과 대장암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나수영 교수의 자문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대장암은 비만인 사람에 더 잘 생기는가?

비만이 대장암과 관련이 있다는 가설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검증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비만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대장암의 발생률이 증가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외국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비만한 남자는 정상인에 비해 약 1.5배 대장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대장암의 발생 위험률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이며 남자에게서 위험성이 더 증가한다는 것이다. 비만인 여자는 정상인 여자에 비해 대장암 발생이 약간 증가하거나 차이가 없었다.

비만도를 측정하는 지표로는 체질량지수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장암의 발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하지방보다는 복부비만이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복부비만의 척도로는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체질량지수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남자는 여자보다 복부비만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대장선종은 대장암의 전암병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1998년부터 2004년까지의 검진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대장선종의 유병률은 21.9%로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대장암의 역학에서는 비만에 의한 발생률이 남성에서 더욱 두드러진 반면, 대장선종에서는 성별에 따른 발생률이 나라마다 다르게 보고되고 있다. 서양의 연구에서는 주로 여자에게서만 비만에 따른 대장선종의 발생률이 높았다. 반면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연구에서는 남자에게서만 비만한 경우 약 1.5배 대장선종 발생률이 높았다. 이처럼 대장선종에서 나라마다 성별에 따른 발생률이 다르게 보고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속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장암의 발생에 있어 비만이 차지하는 역할은 그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10년 7월 TV 프로그램'스타킹 - 다이어트킹 2기'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도전자 부부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만인 사람은 왜 대장암이 더 잘 생기는가?

비만이 대장암의 발생을 촉진시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몇 가지 가설들이 소개되고 있고, 이들은 암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비만에 따른 고인슐린혈증은 종양의 형성에 유리한 세포 환경의 변화를 초래하며, 비만인 환자에서는 대장균주의 종류와 분포가 변화해 대장암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이라는 호르몬은 대장암의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염증성 매개물질들은 대장에 만성적 염증을 발생시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식이조절과 운동은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최근 우리나라는 식생활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의식주와 관계된 문화면에서 빠르게 서구화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육식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은 비만 인구 증가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몇몇 연구들은 식이조절과 운동이 각각 독립적으로 대장암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비만에 관심을 갖고 생활 습관의 변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한다면 비만과 관련된 대장암을 예방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만은 대장암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최근에는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에게서 비만이 질병의 경과와 예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비만과 관련된 대장암의 예후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비만은 대장암을 진단 받은 환자에게서 여러 가지 면에서 장단기적으로 예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지금까지의 몇몇 연구는 비만이 항암 치료의 효과 및 안정성을 감소시키며, 특히 대장암의 전이와 관련해 질병의 상태 악화를 촉진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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