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33)제주시 연동 '사방팔방'

[당찬 맛집을 찾아서](33)제주시 연동 '사방팔방'
자연산 회만 고집… 저렴한 가격은 덤이요~
  • 입력 : 2012. 07.27(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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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톰하게 썰어내 식감이 좋은 어랭이회. /사진=강희만기자

정직이 최고의 장사 비결
한 번 손님은 영원한 단골
신제주서 어랭이물회 첫선

겉보기엔 도내 여느 횟집과 특별히 차별화된 모습은 없는 듯하다. 건물밖에 위치한 수족관하며 실내는 직사각형의 탁자들…. 손님맞이를 어머니와 아들이 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고 할까. 하지만 짧은 시간 한상차림을 거뜬히 내오는 모습에서는 도내 최대 격전 상권에서 20여년을 버텨온 노하우가 묻어난다. 게다가 각종 횟감은 도시인들이 그렇게 원한다는 자연산이다.

신제주에서만 20여년 간판을 달아오고 있는 '사방팔방'은 그렇게 기자에게 다가왔다.

사방팔방의 절대 경쟁력은 횟감도 아니고 서비스도 아니다. 바로 손님이다. 그것도 단골손님. 한번 가게를 들러 맛을 봤던 이들은 한결같이 단골이 됐다. 그 비결은 정직함이다. 자연산만을 고집하지만 자연산 횟감이 떨어져 양식을 사용할 때면 반드시 양식이라는 점을 밝힌다. 이같은 솔직한 '고백'은 단골손님이 늘어나는 단초가 됐고 그 명성을 20여년 이어오고 있다.

"다른 횟집처럼 저희도 계절 횟감을 써요. 요즘같은 여름에는 한치나 따치(독가시치)를 찾는 손님이 많죠"라고 김춘화(54·여) 대표는 말한다.

요즘 사방팔방의 손님몰이 메뉴는 어랭이회다. 비닐이 벗겨져 얼룩달룩한 껍데기 모양새가 살점만 보이는 다른 횟감과는 우선 보는 맛부터가 다르다. 또 그 쫄깃함으로 씹는 맛은 고가의 횟감과 견줘도 모자람이 없다.

아들 한상윤(30)씨가 어머니 밑에서 3년째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회를 뜨는 것은 아들 한씨의 몫이다. 경력이 3년 남짓 불과하지만 손썰미는 일류 요리사 못지 않다.

사방팔방이 내놓는 모듬회요리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수 없는 밑반찬이 눈길을 끈다. 바로 살짝 쪄내 간장에 버무린 깻잎이다. 그 깻잎에 횟감을 얹혀놓으면 부담없이 한입에 넣어 오물오물 먹을 수 있다. 깻잎의 향도 은은하게 남아있는 게 회맛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쫄깃한 자연산 횟감의 맛이 사방팔방의 첫번째 경쟁력이라면 주인장의 손맛이 더해진 어랭이물회는 또다른 인기상종가 별미다.

제주 모슬포 앞바다에서 난 싱싱한 어랭이를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부드럽게 다져낸 뒤 된장과 고춧가루 마늘 식초 등 각종 양념을 섞어 버무려 물을 부어낸다. 물컹한 한치물회 등과 달리 어랭이물회는 뼈를 씹는 독특한 입맛이 있다. 각종 양념의 맛과 더해져 입안이 즐거워진다.

"신제주 지역 횟집에서 어랭이물회를 다룬 것은 사방팔방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씨는 주장한다. 제주시 용담동 서한두기에서 어랭이물회를 내놓는 한 가게의 주인이 바로 김씨의 고모란다.

각종 물회 국물에 국수를 넣은 이른바 물회국수도 사방팔방의 색다른 별미다. 손님에게 우연하게 대접했던 물회국수는 사방팔방의 인기메뉴로 다가가고 있다.

단골손님이 넘치는 이유는 맛과 함께 저렴한 가격이 한몫 한다. 모듬횟감의 경우 다른 곳보다 2만원 정도 싼 편이다. 횟감은 자연산이면서 가격이 싸다는 점, 사방팔방의 최대 경쟁력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방팔방을 찾는 손님들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각계각층이 포진돼 있다. 도내 고위관료부터 하루 품삯을 받고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할 것 없다. 다양한 손님, 다른 횟집과 달리 사방팔방만이 갖춘 매력이다. 문의 743-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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