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58)서귀포시 서호동 '돌아온 놀부네'

[당찬 맛집을 찾아서](58)서귀포시 서호동 '돌아온 놀부네'
"'황칠'진액으로 숙성한 오리구이 지존"
  • 입력 : 2013. 09.13(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황칠'진액으로 숙성한 한방오리 구이는 환절기의 최고 보양식이다. '돌아온 놀부네'에선 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현숙 기자

뼈 발라낸 오리 한마리 통째로 올려 구워
잘 익혀낸 열무김치 올려 먹으면 힘 솟아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는 여름철에만 보양식을 챙겨먹는 이들이라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맘쯤이면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고 낮에는 기온이 높아 일교차가 심해진다. 이런 환절기에는 자칫 방심하면 몸에는 신호가 찾아온다. 저렴한 값으로 몸에 좋은 한방오리고기와 '황칠'진액으로 몸보신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서귀포시 서호동 '돌아온 놀부네'가 그곳이다.

오리고기는 고단백 저칼로리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 함량이 높고 비타민이 풍부한 영양식의 대표주자. 음기를 돋워주며 수분 대사를 돕고 몸을 정화하는 효능이 있다.

이곳에서는 고기를 잘게 자르지 않고 통째로 양념되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오리 한마리의 뼈를 발라내는 일은 주인장 허영례(59)씨의 남편 이창철씨의 몫이다. 뼈를 잘 발라낸 오리한마리는 감초·황기·당귀·계피·오가피 등 각종 한약재와 과일 등이 들어간 양념으로 숙성시킨다. 특히 이곳에서는 다른 오리요리음식점과는 차별화된 재료가 들어간다. 그것이 바로 '황칠'이다. 이렇게 쉽게 볼 수 없는 '황칠 한방 오리'가 탄생했다.

'황칠'은 예로부터 귀했으며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도 서귀포황칠명품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무인삼'이라는 뜻의 학명을 갖고 있으며 제주도와 남부해안지역에서만 자생하는 한국고유수종이다. 황칠나무 추출물은 암세포증식억제, 혈행개선, 피부질환·노화 방지, 면역력증진, 간보호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돌아온 놀부네의 주인장인 허영례씨. 이현숙기자

특히 이곳에서는 가족들이 직접 재배하는 황칠나무로 진액을 뽑고, 그 황칠나무 잎과 줄기가 한방오리 양념에 들어간다. 귀한 황칠나무 진액을 뽑아 판매도 하고 오리요리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며느리 김미란(40)씨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이들 가족은 우연히 황칠나무를 3300㎡ 규모의 과수원에 식재했지만 판로를 책임지겠다던 업자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도 가족들은 언젠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잘 키워왔다.

황칠이 각종 효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자생하는 황칠나무를 도채하려는 이들도 많고 밭에 심어놓은 나무를 몰래 캐가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는 몇그루만 팔아달라는 이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지만 가족들은 몇그루를 팔아 이익을 챙기는 것 보다 믿을 수 있는 황칠나무 진액을 직접 뽑아 판매하고 한방오리양념으로 쓰고 있다. 이뿐이 아니라 황칠을 활용한 다양한 실험도 해보고 있다.

한방오리와 함께 나오는 반찬들은 모두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다. 참외장아찌는 아삭한 맛과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참외, 호박, 야채도 모두 농사를 지은 것이고 오리구이와 함께 올려지는 잘 익은 열무김치도 직접 담아 숙성시킨 것. 제철 채소로 반찬을 직접 만들어 내놓으니 시내 중심이 아니라 호젓한 자연음식점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묵직한 양념오리 반쪽을 먼저 올리고 함께 준 버섯과 감자 양파를 올리면 불판이 가득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한쪽에 잘 익은 열무김치가 올려진다. 살짝 구워진 열무김치와 지글지글 구워진 한방오리고기를 함께 깻잎에 얹고 부추와 양파가 살아있는 양념장을 올려 먹으면 그야말로 집 나갔던 입맛이 돌아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오리고기 몇점이면 힘이 불끈 솟는다.

오리구이로 기름진 입맛은 들깨가 수북하게 들어간 메밀칼국수로 깔끔하게 돌아온다. 소화에 좋은 메밀칼국수는 든든하면서도 속을 달래준다.

이곳은 몸에 좋은 황칠이 들어있어 비쌀 것 같지만 가격과 맛에서도 만족스럽다. 양념오리구이에 칼국수까지 나오는 오리한마리는 4만원. 2인을 위한 오리반마리는 2만3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점심메뉴로 좋은 오리탕과 오리두루치기는 각각 7000원. 문의 738-5299.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54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