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신나GO!]한라산학교 야생화반

[취미, 신나GO!]한라산학교 야생화반
산에 들에 흐드러진 야생화 만나러 떠나볼까
바다, 오름서 현장수업 "자연에서 지친 삶 치유"
  • 입력 : 2014. 04.11(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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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남씨가 이끄는 한라산학교 제주 야생화이야기반은 바다, 숲, 오름 등 자연속에서 봄을 맞아 흐드러지게 피어난 야생화의 신비로움을 만끽하면서 자연에서 지친 삶을 위로받기도 한다.

꽃은 봄의 전령이다. 차디찬 대지 위에 얼음새(복수초)가 피어나면 산과 들에는 한바탕 축제가 열린다. 바람꽃, 노루귀 등 저마다의 모양과 빛깔을 자랑하는 꽃들이 벌이는 '봄의 잔치'다.

이 봄을 신명나게 즐기려면 꽃을 따라 걸어보자.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이 새롭게 펼쳐질 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제주의 산과 들은 분주하다. 이름 모를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자연 속에서 긴 시간을 인내하고 피어난 야생화는 신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수수한 아름다움 뒤에는 강한 생명력이 엿보인다.

시인 김순남 씨도 덩달아 바빠졌다. 지천에 피어있는 꽃을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한다. 요즘은 양지꽃, 구술봉이와 같은 봄에 피는 야생화가 그녀의 길벗이 되고 있다.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야생화를 따라 걷다 보면 매일처럼 걷는 길도 새롭게 느껴진단다.

김씨는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번 찾는 곳인데도 새로움을 느낀다"며 "수십년 째 보러다니는 '물매화'처럼 볼 때마다 생김새가 다르게 보이는 꽃들도 있다"고 말했다.

5년 전부터는 야생화를 좋아하는 이들과 걸음을 맞추고 있다. 한라산학교 제주 야생화이야기반을 이끌면서부터다. 교실은 따로 없다. 바다, 숲, 오름 등이 수업장으로 변한다. "함께 걷고 즐기며 야생화를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저도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야생화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죠. 그저 오랜 시간 자주 찾으면서 보고 알게된 게 전부예요. 그래서 따로 가르치는 건 없어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서 곳곳에 핀 꽃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죠."

"야생화와의 만남은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눈으로만 꽃을 즐기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삶의 무게가 힘들 때면 자연을 찾아 꽃과 풀을 보며 수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마음 속에 담아뒀던 얘기들도 솔직히 털어놓고요. 항상 내 삶을 풀과 꽃들이 꾸며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면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한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내려올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이처럼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된다. 찬찬히 둘러보면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를 지닌 야생화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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