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적인 교육제도 바꿔 학교폭력문제 등 해결"

"경쟁적인 교육제도 바꿔 학교폭력문제 등 해결"
[6·4지방선거 교육감 예비후보에게 듣는다](6·끝)이석문 예비후보
  • 입력 : 2014. 05.14(수)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누구보다 '따뜻한 교육' 실천할 경험·자질 자신
'고입제도개선위원회' 꾸려 합리적인 대안 제시
수업 집중할 수 있도록 교원행정업무 제로화 추진

▶왜 본인이 제주자치도교육감이 돼야 하나= 첫째, '따뜻한 교육'이라는 다른 후보에 비해 확고한 제주교육의 미래비전을 갖고 있다. 누구보다 '따뜻한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오래전부터 실천해왔다. 반드시 따뜻한 교육을 실현해 아이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을 선물하겠다. 둘째, 모든 아이들을 포용하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수립 능력이 있다. 교육의원을 하면서 친환경무상급식 확대, 학교 교통비 지원, 고입제도 개선 논의, 작은학교살리기 등 모든 아이들을 포용하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만들었다. 이를 동료의원들이 인정해 '제주도의회 베스트의원'으로 뽑았다. 교육감이 돼서도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으로 희망교육을 증명하겠다. 셋째, 후보들 중 가장 젊을 뿐만 아니라 교사, 교육활동가, 교육의원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21세기 교육변화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하는 젊은 에너지가 있고, 새로운 제주교육을 설계할 풍부한 경험과 안정적 연륜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제주교육의 가장 큰 현안은? 또 해당 현안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단연 현행 '고등학교 입시제도 개선'이다. 우리 아이들은 제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중학생이 되면서 '고입'이라는 큰 고통을 겪는다. 학부모들 역시 아이들을 일반계 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많은 사교육비 부담을 감수한다. 학교는 경쟁보다 '존중과 협력의 장'이 되어야 한다. 고입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아이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따뜻한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하지만 워낙 구조적으로 복잡한 문제라 해결이 쉽지 않다. 도민들의 참여 속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

물론 현 고입제도인 '연합고사'를 폐지하고, 일반계고를 확대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요구가 많다.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한다. 하지만 충분한 대비와 검토없이 추진하면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으로 도민들이 공감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청과 교사, 학부모, 동문들이 참여하는 '고입제도 개선 위원회'를 꾸리겠다. 또 고등학교 체제 개편을 통해 읍면지역 고등학교를 성적에 따라 가는 학교가 아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선택하는 학교'로 만들겠다. 더불어 아이들의 진로진학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교육청 차원에서 마련하겠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해결방안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탈락자를 양산하는 경쟁적인 교육제도를 바꿔야 한다. 특히 제주에서는 고입제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 초·중학교 과정은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는 중요한 시기가 돼야 한다. 독서습관을 키우고 외국어를 열심히 배워야 한다. 또래 친구들 및 공동체와 어우러져 살아가는 능력을 체득해야 한다. 이런 기반이 조성되어야 학교폭력이 만들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학교폭력의 저변에는 학교 부적응과 학업의 문제가 상당히 깔려 있다.

학업 중도탈락자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 고입제도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교폭력 해결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 학교폭력 이후 문제는 피해학생과 가족들을 위한 충분한 정책적 지원대책을 마련해 풀어야 한다.

▶제주지역에서만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매년 300여명을 넘는다. 이에 대한 예방대책과 학업중단 학생들을 다시 학교로 불러들일 수 있는 방법은= 학교부적응 및 중도이탈은 아이들에게 학력만 강요하는 이유에서 비롯된다. 일반계고에 못 들어간 아이들이 스스로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어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하루 이틀 학교에 늦으면 아예 가지 않는 경우도 있어 중도탈락한다.

중도탈락을 막기위해 아이들에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단지 학력만 인정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과 자질 등을 인정해줄 수 있는 학교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고입제도 개선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는 새로운 평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도탈락 위기학생과 중도탈락 청소년들을 위한 공적인 대안교육기관도 필요하다.

▶제주지역 학생들의 학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를 지켜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제주도 학생들이 수능 연속 1위를 했다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소위 주요 대학 진학률은 인구 비율 1.2%에도 못 미치는 0.7%에 불과하다. 교육변화에 제대로도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중학교부터 비롯된 반복적인 입시준비로 인해 아이들은 단답형 시험에 익숙하다. 반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문제에는 면역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사고력과 창의력을 요구하고, 분석적이며 문제해결 과정을 중시하는 논술전형에도 뒤쳐지게 됐다.

초·중학교에서 다양한 독서·토론교육이 시행되고,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고입제도 등 교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학력과 인성을 같이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학력을 높이고, 인성을 잘 관리해 원활한 학교생활을 보장하는 '상담사+교육복지사+행정가+교사' 등으로 구성된 '멀티코칭팀'을 운영하겠다.

▶사교육 문제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공교육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 오래전부터 문제가 제기됐지만 해법은 요원하다. 이에 대한 견해와 대책은= 중학교 졸업예정자의 50%를 탈락시키는 제주 고교입시의 경쟁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치열하다. 고교입시로 인해 아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이미 과중한 사교육에 허덕이고 있다. 초등학교도 제학력평가가 실시되면서 학력을 높이기 위한 사교육에 몰입한다. 고입을 중심으로 한 학력경쟁 구조를 바꿔야 사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비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사교육을 100% 없앨 수 없다. 적어도 중학교에서 이뤄지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크다고 본다. 고입제도 개선을 통해 공교육의 신뢰를 확립하고, 사교육의 비중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저는 사교육 없는 영어모임인 '들엄시민'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적어도 초중학교 영어 만큼은 집에서 사교육없이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논술교육 지원센터(팀)를 설치, 지원해 대입준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제주지역 모든 중학교들이 오는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 시행에 나선다. 이에 대한 견해와 성공적인 안착 방법을 제시해 달라= 원칙적으로 자유학기제 도입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입시'가 교육의 목적이 되어버린 우리 교육의 현실에서 자유학기제의 본뜻을 어느 정도 살릴 수 있을지 많은 분들이 염려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고입 연합고사를 치르는 전국에서 몇 안되는 지역이며 제주시 인문계고 입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 시스템이 고착화된지도 30년이 넘는다. 이를 온몸으로 체험한 세대들이 현재 중학교 학부모들로 그만큼 불안감 또한 많다는 것을 대화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자칫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사교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그 우려에는 근본적으로 고입 연합고사 부담이 자리한다. 고입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처럼, 자유학기제 안착여부 또한 고입제도 개선과 직결된다.

▶교원업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계속되고 있지만 업무부담은 여전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교육과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과다한 행정업무 환경과 실적문화를 개선하겠다. 교무행정실무사를 배치하고 현행 학교평가를 폐지하는 등 교사들의 업무를 몇%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제로화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 교사들의 전문성도 높이겠다. 교원 상호간의 연수 체제를 강화하고 교원 연구년제 대상자도 현재보다 약 2배 늘려 선생님들이 학교교육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프로필]

▷성명: 이석문
▷나이: 1959년생(55세)
▷학력: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경력: 제주친환경급식연대 상임대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제주4·3유족회 자문위원(현),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의원(현)
▷가족: 부인 송여옥씨와 2남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79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