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제주~일본 노선 갈등, 제주관광의 치부

[편집국 25시]제주~일본 노선 갈등, 제주관광의 치부
  • 입력 : 2014. 12.09(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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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제주 외래관광시장에 시한폭탄이 터졌다. 제주와 일본을 연결하는 항공노선이 감축되거나 잠정 운항 취소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적항공사 중 유일하게 대한항공만이 제주~일본을 운항하게 됐으며 대한항공마저 운항을 줄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도내 관광업계에서는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한탄하면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제주~일본 항공노선 운항 축소, 이에 따른 관광업계와 항공사의 갈등을 두고 주변에서는 '사기업의 경영논리와 공공성의 충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제주외래관광시장을 촉발시키고 성장시켜 온 '정통노선'이란 점을 부각하며 기존대로 노선을 유지하길 바라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측은 수년간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운항 축소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행정의 개입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들려오는 제주도의 대책은 마뜩잖다. 제주도의회 또한 위기감을 그다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 하나 있다. 흔히 말하는 '신뢰'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도내 관광업계는 일본 시장을 놓고 수십년간 동행을 해왔다. 그런데 수십년의 동행이 최근 2년 남짓 감소한 탑승률 때문에 금이 갈 목전에 와있다. 서로간 주장의 목소리 뒷면엔 서로에게 섭섭함도 노출되어 있다. 섭섭함의 요지는 '너희들이 우리한테 해준게 뭐냐'는 것이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니 그동안 숨겨왔던 본색을 드러낸 꼴이다. 정말 어려울때 도움을 주는 친구 한명쯤 있다면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론 도내 관광업계나 대한항공 모두 서로를 이용했을 뿐 상생의지는 없었지 않나 싶다. 제주~일본 노선 축소에 따른 갈등은 성장만을 갈구해 왔던 제주관광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성훈 정치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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