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바다맛, 손맛]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거대한 농어의 손맛

[낚시! 바다맛, 손맛]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거대한 농어의 손맛
  • 입력 : 2015. 02.06(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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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강정동 선녀코지에서 잡은 농어.

오늘은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선녀코지를 소개한다. 선녀코지는 낮보다는 해질 무렵부터가 입질받을 확률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이번엔 낮 낚시가 아니고 새벽 낚시를 즐겨보기로 했다.

겨울의 한복판인만큼 춥기도 했지만 새벽 공기만큼은 온몸의 세포들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날 정도로 상쾌하다. 주위에 일렁이는 파도만이 정적을 깨고 있다. 새벽 4시쯤 친구 송승훈과 함께 도착한 선녀코지에는 들물이 진행되고 있어서 우리는 채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채비는 2호 낚시대에 4000번 스피닝릴을 사용하고 원줄 5호, 목줄은 4호를, 그리고 B찌에 케미를 끼우고 고정채비를 준비했다. 수심이 1m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목줄 길이도 그만큼 짧게 사용해야 한다. 채비의 투척도 5m 내외로 하고 밑밥은 발밑으로만 줘야 집어가 되는 곳이다. 너울성 파도가 발 밑에서 부서져 내릴만큼의 날씨라면 오늘은 씨알 좋은 녀석의 입질이 은근히 기대가 된다.

낚시를 시작하고 나서 꾸준하게 밑밥을 투척하고 원줄을 타이트하게 잡고 있는데 원줄을 쫙 끌고 가는 입질이 찾아왔다. 작은 씨알의 긴꼬리 벵에돔이다.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잔씨알의 입질이 이어지니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절로 피어오르면서도 온몸의 신경을 곤두서고 있었다.

김상도

옆 친구에게도 고만고만한 씨알의 입질이 계속 이어지던 중에 찌에 꼽혀 있던 케미의 빛이 순식간에 좌우로 갈라지며 낚싯대가 물속으로 곤두박질치듯 입질이 찾아왔다. 수심이 얕은 곳이라 조금만 늦어도 터트리기 때문에 동작을 빨리 해야 한다. 낚싯대를 끌어당기는 힘이 대물이라는 생각에 온몸에 전율이 돌았다. 최소한 5짜는 넘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찌의 불빛이 수면위로 올라오는 동시에 커다란 덩치가 퍼덕이고 있었다. 벵에돔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아쉽게도 M급 농어였다. 우리가 노리는 어종은 아니었지만 큰 손맛을 만끽한 친구가 부럽기만 했다.

더 이상의 입질도 없었지만 붉게 타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오늘처럼 이런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품은 하루였다.

<김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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