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서 4월 중순까지는 수온이 많이 내려가 있고 벵에돔의 활성도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어떻게 보면 비수기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늘은 벵에돔 낚시의 테크닉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하자. 낚시를 할 때는 대상어종을 정해놓아야 한다. 감성돔이면 감성돔 낚시의 채비를, 벵에돔이면 벵에돔낚시 채비를 해야 한다. 낚시 도중 다른 물고기가 낚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가는 대상어종을 낚기가 힘들다. 벵에돔을 낚으려면 철저하게 벵에돔 낚시를 해야 한다.
우선 벵에돔은 낚시 방법부터가 다르다. 대부분 물고기의 유영층이 바닥층이지만 벵에돔은 띄울 낚시를 해야 한다. 물론 오늘같은 상황이라면 채비 자체를 깊이 내려야 할 것이다. 벵에돔도 낚고 싶고 감성돔이나 참돔도 낚고 싶어하면 채비나 노리는 수심층도 어정쩡해질 수밖에 없다.
다음은 벵에돔의 제압 방법이다. 벵에돔의 입질이 왔을 때는 그 습성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수중여 사이로 파고 들어간다. 둘째는 수중여에 기대 힘을 쓴다. 셋째는 수중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위의 동작들은 위기감이 왔을 때 자신의 은신처로 피하려는 동작들이다. 이때 꾼들이 무리하게 릴링을 하면 목줄이 수중여에 쓸려 맥없이 끊어지고 만다.
이런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챔질 직후 여유를 주면 안된다. 챔질을 할 때는 낚시대를 충분히 세워야 하고 입질을 기다릴 때도 항상 여유줄을 팽팽히 사려두어야 한다. 또 연질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벵에돔은 감성돔보다 힘이나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연질인 감성돔 낚시대를 사용하면 낭패를 볼 확률이 높다. 잔씨알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대물벵에돔의 입질을 받은 상황이라면 그 힘을 컨트롤하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낚싯대의 탄력을 활용한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 힘으로만 낚으려 한다면 아무리 강한 낚싯대와 질긴 낚시줄로도 버티기 힘들다. 요령은 챔질후 낚시대를 충분히 세워 그 탄력으로 벵에돔의 힘을 빼야 한다. 이때 무리한 릴링은 필요없다. 벵에돔의 힘이 어느 정도 빠져 움직임이 주춤할 때 낚싯대를 재빨리 숙이면서 릴링을 하고 다시 낚시대를 세워야 한다. 이러한 동작을 반복하면 대형급의 씨알이라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한편 벵에돔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낚싯대를 눕혀주는 요령도 필요하다. 이때 동작은 신속해야 한다. 벵에돔은 감성돔이나 참돔처럼 한쪽 방향으로 머리를 쿡쿡 박으며 달아나지 않는다. 또 머리가 돌려졌다고 해서 쉽게 제압되는 놈은 더더욱 아니다. 종횡무진 바다를 가르는 벵에돔의 움직임에 맞춰 빠른 동작으로 낚싯대의 방향을 틀어줘야 한다. <김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