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위해서는 긴 시간의 느림이 필요해."(이브 매리엄의 시 '게으른 생각'중에서)

버지니아 울프, 헨리 밀러, 존 스타인벡, 앨리스 먼로 등. 시대의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예술 작품은 '쓰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짓는'다는 점이다.

세계적 글쓰기 강사이자 버지니아 울프 문학 연구가인 루이즈 디살보의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를 보면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저자는 그들의 공통점이 '느린 글쓰기'임을 깨닫는다. '느린 글쓰기'는 말 그대로 명상하듯 사색적으로 하는 글쓰기를 말하는데, 이는 작가로 하여금 직관적 도약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작가들의 인터뷰·일기, 작품연구를 통해 좋은 글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바쁘게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서두르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반가운 책이다.

시작하는 작가이건 베테랑 작가이건 집필활동을 하며 맞닥뜨리게 되는 고립감과 두려움, 자기 의심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도 한다.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작가들의 이야기로 가득찬 보물창고가, 작가들에게는 잃어버린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글쓰기 과정을 이해하고, 작가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배워 고유한 정체성을 발전시킨다면 글쓰기는 달라질 수 있다. 정지현 옮김. 도서출판 예문.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