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도 불안한 사회, 왜?

나이가 들어도 불안한 사회, 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한국사회의 질'
  • 입력 : 2015. 10.16(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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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골수 성장론에 대한 진지한 성찰


한국의 현대사는 세계가 놀라움을 표하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경험했지만 '외부의 찬사'와 '내부의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보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경제적 자신감을 잃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또 직선제 개헌을 성공시켰지만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풍요의 역설이자 민주화의 역설인 것이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기획하고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 10명의 저자가 쓴 '한국 사회의 질'은 이러한 문데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 출발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불안과 대안을 다루고 경제성장과 물질적인 부만으로 사회발전을 측정하려 하는 한국 사회의 외골수 성장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는다.

20∼30대 젊은 '니트족'(무업자·Not in Employment, Education, Training)은 2003년 91만명에서 2012년 2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치솟는 전세금으로 30대는 살 곳이 없고, 생활과 자식의 교육에 돈이 계속 새는 40대는 노후 걱정이 점점 커져만 간다.

이 책은 개인을 평가하는데 재산이나 지위뿐 아니라 인격 또한 중요하듯 한 나라의 수준을 가늠하려면 경제력이나 군사력 이외에 봐야 할 품격이 있다고 봤다. 이것이 바로 '사회의 질'이다.

이런 의미에서 책은 경제성장과 물질적 부만으로 사회발전을 측정하려는 한국 사회의 '외골수 성장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기도 하다. 책은 크게 1부(한국 사회의 질:영역별 쟁점)와 2부(사회의 질과 한국 사회: 경험적 적용)로 나뉜다.

1부는 사회의 질 프레임을 짜는 데 필요한 4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안전성·사회적 응집성·사회적 포용성·사회적 역능성에 대해 설명한다. 2부는 4대 영역에 대한 주제별 접근으로, 1부에서 다룬 이론의 응용 가능성을 한국 사회를 통해 검증한다.

이 교수는 "한국은 전통적 위험에 대한 준비도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위험에도 대비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복지 투자와 그 투자가 빛을 발할 수 있는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정교한 복지전달 체계 및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울아카데미. 3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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