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청춘 FC'는 계속되어야 한다

[월요논단] '청춘 FC'는 계속되어야 한다
  • 입력 : 2015. 11.23(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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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TV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청춘 FC'라는 프로그램이 끝났다.

지난해에는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모 야구감독이 '고양 원더스'라는 외인 구단과 같은 실업팀을 운영해 국민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위 프로그램들은 선수생활은 계속하고 싶으나 프로팀과 실업팀에서 계약이 되지 않아 실의에 빠져 있는 선수들을 위한 또 한 번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선수들마다 우여곡절이 있고 그들의 재기를 위한 치열한 노력들은 우리 사회의 청년실업 문제들과 오버랩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듯하다.

우리 사회가 스포츠에 열광하면서 다양한 종목들에서 걸출한 스포츠 스타들이 부각됐다. 이들은 사회적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다. 이를 동경하는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유명 선수들을 롤모델 삼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인기 스포츠일수록 초등학교 저학년서부터 시작된 선수생활이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 때까지 지속된다. 이들은 합숙과 전지훈련 시합 등을 위하여 일반 학생들과는 전혀 다른 학생시기를 보내게 된다. 모두 직업 운동선수가 된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극히 소수의 탁월한 선수들만 프로팀 혹은 실업팀에 취업돼 직업인의 삶을 살게 된다.

프로스포츠 입문경쟁에서 탈락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밀려나 특기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우리 사회의 마이너로서 삶을 살아야하는 현실이다. 문제는 그들 중 다수가 사회 부적응 현상을 보이며,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에 휘말려 개인과 가정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점이다. 이들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상당하다. 엘리트 스포츠에 열광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다. 더 큰 안타까움은 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 역시 미미하다는 현실이다.

엘리트 스포츠 육성과 관리를 전담하는 체육회와 모든 스포츠 협회들은 엘리트 선수를 육성 하는 일 못지않게 직업 스포츠선수가 되길 원하는 선수들을 위한 '청춘FC'와 같은 재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전국 규모의 리그로 운영한다면 아직 충분하게 기능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우수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겠고, 또한 지금껏 올인했던 길을 포기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실망감과 패배감을 최소화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들로 하여금 해당 스포츠 지도자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한다면 스포츠 선진국들과 같이 우수선수 양성과 관리 그리고 지도자 양성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스포츠를 연계시켜 스포츠 문화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난 10월 강원도에서 열렸던 제96회 전국 체육대회에서 제주도 선수단이 전국 체전 출전사상 최고의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언론 보도는 당연히 훈훈한 소식이었다.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에게는 포상과 직업 스포츠인으로서 기회가 주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그렇지 못한 선수들과 대표 선수의 대열에서 탈락한 수많은 선수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인기 스포츠 종목 협회들은 우수 선수와 지도자 양성 두 개의 축을 위해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길 바라고, 직업 스포츠 선수로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전국규모의 새로운 리그 운영을 시도하길 기대한다. 스포츠의 진짜 매력은 끝까지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역전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역전이 가능한 사회' 스포츠가 우리 사회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레저스포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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