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문학부재의 시대'희망 건져올린 작품들

[책세상] '문학부재의 시대'희망 건져올린 작품들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모음집'발간
2000~2016년 당선작·소감·심사평 담아
  • 입력 : 2016. 02.11(목) 16:21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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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품들을 읽었다. 문학의 위기 또는 죽음이라는 풍문이 끊임없이 떠도는 세태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아직도 밤을 지새며 자신의 영혼을 백짓장에 새겨놓고 있다는 사실 확인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순수하지 못한 욕망에 의해 요행을 바라 영혼을 회칠하고 있는 이들도 더러 있지나 않은지 가슴 한켠이 무거운 심정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2003년 신춘문예 심사평에서)

 한라일보가 1989년 4월22일 창간 이후 꾸준히 시행하고 있는 신춘문예 수상작품집 펴냈다. 이 책은 지난 1999년까지 10년동안 선정된 당선작을 모아 펴냈던 작품집에 이어 두번째로 2000~2007년 당선작을 담은 1권과 2008년~2016년 당선작을 모은 2권으로 구성됐다.

 이 책은 신춘문예 당선의 영광을 거머쥔 작품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기쁨도 크지만 그 수상작을 걸러낸 심사위원들의 '죽비'같은 심사평을 다시금 꾹꾹 눌러 읽는 맛도 만만치 않다.

 심사에 참여했던 작가 중에는 한기팔, 현기영, 현길언, 김승립, 고시홍, 김병택, 김수열, 오승철, 김규린, 황학주, 오을식, 허영선, 김동윤 등 제주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유독 많았다. 더욱이 고(故) 오성찬 소설가의 육성도 심사평을 통해 다시금 읽을 수 있다. 그는 "심사를 하면서 문학부재의 시대의 희망을 가만히 건져올렸다"고 썼다.

 여기에 뜨거운 열정과 '초심'을 담은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을 읽다보면 이들이 얼마나 가슴뜨거운 순간을 갖고 있었는지 함께 흥분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당선자들의 소감 마다 당선의 기쁨과 무거워진 어깨, 준엄한 가르침이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한라일보 창간때부터 '돌킹이'를 연재했던 고(故) 김윤식 화백의 삽화를 비롯해 도내외 화가들이 문학작품에 숨결을 더 불어놓았던 삽화들도 다시 만날 수 있다.

 한라일보는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신춘문예를 시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제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계의 버팀목을 발굴해내는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처음'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올해 신춘문예는 시조부문까지 확대함으로써 문학인들의 열정을 더욱 증폭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이는 지역신문발전기금 12년 연속 선정과 신뢰도 1위 평가에 이어 발행부수 1위라는 이름을 갖게한 독자들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

 유병호 한라일보 대표이사는 "해마다 시행하고 있는 '신춘한라문예'는 역량있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라일보는 문학분야를 비롯해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길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매품. 디자인리더제주. 문의 750-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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