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새상]'마지막 말테우리'고태오 옹의 인생 70년

[책새상]'마지막 말테우리'고태오 옹의 인생 70년
국립제주박물관 학술총서 '제주 말테우리'발간
  • 입력 : 2016. 02.19(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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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이렇게 제주는 누가 뭐래도 말의 고장이다. 말의 고장 제주에는 조랑말을 키우며 삶을 이어간 말테우리가 있었다. 바람 많고 돌 많은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삶을 개척했던 제주의 선인들은 늘 조랑말과 함께 했다. 지난 2014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전국 말산업 특구 제1호로 지정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제주의 말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특별전 '한국의 馬-시공을 달리다'를 마련했던 제주국립박물관이 최근 학술총서 '제주 말테우리'를 펴냈다. 전시는 한국 말 문화의 흐름 속에서 제주도의 말 문화를 재조명하고 그 위상을 높이기 위해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주무형문화유산인 '말테우리'에 대한 조사자료를 정리하고 그 결과를 담은 것이다. 제주의 말문화 연구자료로 활용되고 이를 알리는데 기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고태오의 말테우리 인생 70년'을 부제로 척박한 환경을 함께 했던 제주의 말과 이 시대의 마지막 말테우리의 생애사를 담았다.

제주가 지닌 다양한 문화 가운데 말과 관련된 문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주도의 상징이 됐다. 지금도 유·무형의 다양한 말관련 콘텐츠가 축적되고 있으며 국내 말산업의 선도지로서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주의 말과 관련된 유무형의 문화유산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 책은 그 아쉬움이 담긴 셈이다.

이 책에는 고태오 할아버지가 말과 함께 했던 많은 경험담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는 구좌읍 상도리가 고향으로 어렸을때 아버지를 따라 하도리로 이사한 후 77년째 하도리에서 살고 있다. 10대부터 구좌읍과 조천읍 교래리 일대에서 말테우리 생활을 했으며 84세가 되던 2012년 말테우리 생활을 그만뒀다. 고 할아버지는 70년 넘게 말과 함께 살아오며 지금까지 제주 말테우리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삶은 1990년대 '마지막 말테우리'로 조명받기 시작해 2000년대에는 여러 매체에서 제주의 목축문화를 조명하는 기사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다. 2003년에는 '고태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마지막 말테우리'라는 제목의 동화책으로도 만들어져 학생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이 책에는 제주도 목장사와 테우리의 역사, 고태오 말테우리의 인생 70년, 생활재로 본 테우리, 제주말 관련 용어, 말의 이름 등이 정리되어 있다.

김성명 국립제주박물관장은 발간사를 통해 "제주의 무형문화유산들이 이미 많이 사라졌고 지금도 시나브로 사라져가고 있으며 그나마 남은 무형문화유산들이 언제 사라져 갈지 모른다. 앞으로 제주지역사회가 제주무형문화유산의 기록과 보전에 함께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비매품. 문의 720-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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