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제주출신 활동가, 국제개발 현장에서 듣다

[책세상] 제주출신 활동가, 국제개발 현장에서 듣다
제주출신 노재은 '인권으로 다시 쓰는 개발이야기'
  • 입력 : 2016. 06.02(목) 15:48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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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으로 굿네이버스에서 4년8개월간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담당했던 노재은씨의 책 '인권으로 다시 쓰는 개발이야기'가 나왔다.

 노 씨는 "처음 '인권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용어를 접했을 때 혼자 유레카를 외쳤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은 사회복지 공부로, 국제개발 업무로 이어졌지만 헛헛했다. '인권에 기반한 개발'을 통해 그 헛헛함의 이유를 알게 됐다. 뭔가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개발을 인권의 문제로 보고 단순히 빈곤의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의 구조적인 원인에 접근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개발NGO들은 대부분 자선단체, 종교단체에 뿌리를 두고 있는 터라 '좋은 일'을 한다는데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또 기관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의와 봉사정신이라는 미명아래 행하는 직원 및 자원활동가에 대한 부당처우, 기관의 모금과 홍보를 위해서라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깎아내리고 빈곤을 파는 행태도 그러하다"고 지적한다.

 또 이 책은 바로 인권과는 동떨어진 실무자로서의 경험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방글라데시 NGO 사례는 방글라데시 실무자들이 '인권'을, '인권에 기반한 개발'을 어떻게 이해하고 프로그램으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 현지 실무자들이 '인권에 기반한 개발'을 어떻게 자신들의 삶과 사회에 녹여내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지를 보면 이 이야기가 우리들의 이야기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저자의 개발학 박사 학위 논문을 대중서로 재구성한 책이다. '인권에 기반한 개발'은 개발의 원칙과 과정에 인권 기준을 통합하자는 개발담론으로, 1990년대 말부터 국제사회에서 널리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인권에 기반한 개발'의 대안성은 이론적이고 당위적으로 논의되어왔으며, 서구적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적용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또한 존재한다.

 저자는 "우리는 그동안 서구에서 만들어진 담론을 배우고 익혀 사용하기에 급급했다. 그렇다고 최근 새마을운동을 국제개발에 접목해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시계를 과거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신성여고를 졸업한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석사를 마친 뒤 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4년 8개월 간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담당했다. 그 후 영국 서섹스 대학교에서 개발학 석사를 한 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에서 2015년 개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열린길.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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