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와함께하는톡톡튀는 논술학교](3)제시문 내용파악 후 정확한 핵심어 포착이 관건

[JDC와함께하는톡톡튀는 논술학교](3)제시문 내용파악 후 정확한 핵심어 포착이 관건
  • 입력 : 2016. 06.17(금)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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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복수 제시문 출제문항 예시

[문제] (가) ~ (마)는 '세계화'에 대한 견해를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600자 내외, 25점)


(가) 성공을 향한 중국인들의 노력의 결과 물리적 거리와 재능의 총체적 관계가 변했듯이 '난소 복권(ovarian lottery)'이 바뀌었다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30년 전에는 미국 뉴욕 주에 있는 인구 3만의 소도시 포킵시 같은 곳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과 뭄바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 근처에서 천재로 태어나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포킵시를 선택했을 것이다. 평범한 재능이지만 거기서는 윤택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가 평평해졌고,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서든 사업을 시작하고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물리적 거리보다 재능이 더욱 중요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빌 게이츠는 말했다. "지금이라면 포킵시에서 평범한 아이로 태어나는 것보다 중국에서 천재로 태어나는 걸 택하겠다." 베를린 장벽이 베를린 광장으로 바뀌고 30억 인구가 이 모든 새로운 협력의 수단을 만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다섯 배나 많은 사람들의 에너지와 재능을 얻을 것"이라고 빌 게이츠는 말했다.



(나) 국가 A와 국가 B가 있다. WTO 회원국이 아닌 국가 A는 국영무역(state trading. 국가가 특정 품목의 수입을 관리하는 제도)을 운영하며, 수입독점을 유지하고, 농업 및 공업 제품에 대해 양적 제한조치와 높은 관세(30~50% 범위)를 적용하고 있다. WTO 회원국인 국가 B는 수입관세를 최대 15%로 대폭 인하했으며 모든 양적 제한조치를 철폐했다. 그 결과 미(美) 국무부로부터 "미국이 수출하는 데 의미 있는 장벽은 거의 없어졌다."라는 흔치 않은 찬사를 듣기도 했다. 두 국가 중 하나는 연 8%를 넘는 경제성장률과 두 자릿수의 무역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빈곤 문제를 급격히 완화했고, 대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다른 한 국가의 경제는 정체되었으며, 사회지표는 악화되었고, 무역량과 외국인 투자액으로 보았을 때 세계경제로의 편입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국가 A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식 점진주의와 이중노선 개혁 프로그램을 따랐다. 베트남의 개혁은 경이로운 성공을 거두었다. 빠른 경제성장과 빈곤 퇴치를 이룩했을 뿐 아니라, 높은 무역장벽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세계경제에 편입되었다. 국가 B는 아이티이다. 아이티는 1994년에서 1995년까지 전면적인 무역 자유화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다) 세계화는 국제사회에서 상호 의존성이 증가되고 심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계화로 인하여 과거에는 국가 단위로 이루어지던 정치, 경제, 사회 활동의 범위가 전 지구적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문화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이질적인 문화들 간의 접촉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만듦으로써 한 문화가 다른 문화로부터 완전하게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우려되는 것은 이로 말미암아 서구 중심적 문화에 일방적으로 동화되는 가운데 고유한 문화가 소멸하거나 획일화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의 위기』의 저자인 요스트 스미르스는 자유무역의 보편화,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예술이 처한 위기를 경고하였다. 그에 따르면, 문화나 예술을 경제 논리에 맡겨선 안 된다. 그럴 경우 문화적 획일화가 발생하여 지역 문화를 소멸시키고 개인의 창의성 발휘 기회를 박탈하여, 궁극적으로는 우리 삶의 행복 추구권과 문화적 기본권을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문화의 생산과 배급, 마케팅, 소비 방식 전반이 분산되어야 하며, 지금과 같은 저작권 독점 체제는 달라져야 한다.



(라) 새로운 것에 푹 빠진 사람들은 인터넷과 같은 통신 및 운송 기술의 혁명적 변화 덕분에 '국경 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에 따라 최근 20년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현재 일어나는 변화가 최근에 일어난 '세상을 바꾸는' 기술 진보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고, 따라서 이런 변화에 반대하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짓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각국 정부는 국경 없는 세계의 도래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국경을 넘어 흘러 들어오는 자본과 노동, 상품에 대해 반드시 가해야 할 규제마저 일부 철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바람직하지 않았다. 최근의 기술 변화는 100년 전에 있었던 변화만큼 혁명적이라고 할 수 없다. 사실 100년 전의 세계는 1960년부터 1980년까지에 비해 통신과 운송 부분에서의 기술은 훨씬 뒤떨어졌으나 오히려 세계화는 월등히 진전된 상태였다. 1960년부터 1980년까지는 정부들, 특히 힘센 나라 정부들이 자본, 노동, 상품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세계화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지 기술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의 기술혁명에 사로잡혀 시각이 왜곡될 경우에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결국 잘못된 정책을 펴게 되는 것이다.



(마) 당신이 소비할 모든 것을 집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얻기 위해 더 이상 누군가에게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직접 옷을 만들고, 곡식을 키우고, 집을 수리하는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하면 된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은 자급자족 시대에 농부들이 실제로 살았던 삶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이런 삶이 대체로 비현실적·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별다른 기술도 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마이클 조던이 농사짓고, 바느질하는 데 온통 시간을 다 바쳤다면 어땠을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가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은 주(州) 혹은 개인 간의 교역을 금지하는 것이 어리석다고 여긴다. 마찬가지로 국가 간의 교역을 금지하는 것도 무모한 짓이다. 애덤 스미스도 1776년에 쓴 『국부론』에서 이 점을 언급했다. "사는 것보다 직접 만드는 데 돈이 더 드는 물건이라면 집에서 만들려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분별 있는 가장이라면 새겨들어야 할 격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물건을 외국에서 더 저렴하게 생산하여 우리에게 공급한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산업의 산출물을 주고 그것을 사오는 편이 현명하다.



Ⅱ. 단일·복수 제시문 요약형 논제 풀이

○ 제시문 출전과 해설


김형진(대정여고 교사)

제시문 (가)는 토머스 프리먼의 『세계는 평평하다, 2006』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과거에는 윤택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가능성이 큰 선진국에 태어나는 것을 축복이라 생각지만, 지금은 세계가 평평해져서 물리적 거리보다 재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태어난 곳이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많은 재능을 지녔느냐가 중요해졌음을 드러내는 글이다.

제시문 (나)는 대니 로드릭의 『더 나은 세계화를 말하다, 2011』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정치 지도자가 개발에 대한 신념을 갖고 일관된 성장 전략을 펼치는 것(A 국가 - 베트남)이 무역 자유화를 단행하는 것(B 국가 - 아이티)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과 보호주의를 펼친 베트남은 경제를 개방한 아이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세계경제에 편입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제시문 (다)는 『고등학교 사회문화, 2011』 교과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세계화'에 대한 정의와 함께 세계화가 문화 영역으로 확장되었는데, 문화의 세계화는 서구 중심적 문화로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문화적 세계화, 즉 문화적 획일화는 지역문화의 소멸과 창의성 발휘를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는 글이다.

제시문 (라)는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011』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통신 및 운송 기술의 발전으로 국경 없는 세계가 만들어지자 각국 정부는 외국의 자본과 상품 등에 관한 규제 철폐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바람직하지 않았으며, 결국 세계화는 기술혁명에 의한 필연적 결과가 아니라 각 국가 정부의 정책의 결과이며 잘못된 정책이라는 내용의 글이다.

제시문 (마)는 스티브 포브스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2011』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상호 교류 없이 자급자족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이며 국가 간의 교역을 금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비교 우위에 따른 자유교역이 현명한 판단임을 드러내는 글이다.



○ 출제 의도와 채점 기준, 예시 답안


1) 출제 의도

제시문들의 내용을 파악해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의 논지를 요약하라는 문제이다. 좋은 답안 작성의 포인트는 제시문들의 키워드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이들을 활용하여 그 논지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요약문을 작성하는 것이다.

(가)~(마)는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입장과 부정적 입장으로 대별할 수 있으며 (가), (마)는 긍정적 입장으로, (나), (다), (라)는 부정적 입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어 각 제시문의 논지를 간략히 서술하면 된다.



2) 채점 기준

① 기술적(記述的) 측면 : 감점 방식으로 채점

▶글자 수(600자 내외)를 현저히 위반했을 경우 (±60자 이상 2점 감점)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에 중대한 오류가 있을 경우 (최대 3점 감점) ▶답안 작성 시 제시문을 한 문장 이상 그대로 옮겨 쓸 경우 (최대 5점 감점)



② 내용적 측면

▶25점 : 제시문을 (가), (마) 와 (나), (다), (라)로 올바르게 분류하고,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입장', '부정적 입장'이라는 언급이 있으며, 예문 요약 시 다음 핵심어를 활용하거나, 관련 분야의 차이를 분명하게 제시한 답안.

(가) '물리적 거리', '재능' 등, (나) '국영 무역', '무역 자유화' 등, (다) '문화 세계화', '서구 중심적 문화', '획일화', '지역 문화 소멸', '개인의 창의성 발휘 기회 박탈' 등을 활용하여 답한 경우. (라) '세계화의 정도 결정', '정치', '기술' 등, (마) '국가 간의 교역', '현명함' 등을 활용하여 답한 경우.

▶20점 : 제시문을 (가), (마)와 (나), (다), (라)로 올바르게 분류하고,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입장', '부정적 입장'이라는 언급이 있으나 예문 요약 시 관련 분야의 차이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한 답안.

▶15점 : 제시문을 (가), (마)와 (나), (다), (라)로 올바르게 분류하였으나,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입장', '부정적 입장'이라는 언급이 없는 경우, (가)~(마) 입장의 핵심 논지에 대한 요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답안.

▶10점 : 분류는 잘못했으나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입장', '부정적 입장'이라는 언급이 있거나, (가)~(마) 입장의 핵심 논지 서술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답안.

▶5점 : 제시문 분류에도 실패하고 논지 서술도 제대로 안 된 답안.



3) 예시 답안

(가)~(마)는 세계화에 대한 긍정적 입장과 부정적 입장으로 대별할 수 있으며 (가), (마)는 긍정적 입장이며, (나), (다), (라)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선 긍정적 입장으로서 (가)는 (문화적 세계화에 따라)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상호협력을 통해 자신들의 에너지와 재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주나 개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가 간의 교역 개방을 통한 상품들의 교환이 현명하다는 것이 (마)의 논지이다.

반면에 부정적 입장으로 (나)는 국영무역을 실시했던 베트남(A 국가)이 전면적인 무역 자유화를 실시했던 아이티(B 국가)보다 높은 성장을 했음을 사례로 보여주고 있으며, (다)는 경제 논리에 따른 문화 세계화는 문화 획일화, 지역문화의 소멸, 개인의 창의성 약화 등의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한 (라)는 인터넷과 같은 통신 및 운송 기술의 혁명적 변화로 인해 세계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며 세계화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지 기술이 아니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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